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이형택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에 안착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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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포효' 정현 바라 본 이형택의 반응은?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무려 11년 만이다. '이형택 키즈' 정현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3시간 22분 간의 혈투 끝에 세계 랭킹 4위 독일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세트 스코어 3-2(5-7, 7-6, 2-6, 6-3, 6-0)로 제압했다.
이로써 정현은 2007년 이형택이 US 오픈 16강에 진출한 후 무려 11년 만에 메이저 테니스 대회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메이저 대회 단식 16강 고지를 밟은 건 1981년 여자 테니스의 이덕희(65)와 2000년과 2007년 이형택(42) 이후 세 번째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정현을 바라보는 이형택의 마음은 어떨까. 이형택은 정현이 20일 승전보를 전한 직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단하다 정현!"이라며 "너무 좋아도 할 말이 없다는 게 이런 거네요. 가족, 코치, 매니지먼트 모두모두 수고했습니다. 조코 잡고 레이스"라고 정현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형택의 말처럼 정현은 16강에서 세계 최강 조코비치와 맞붙는다. 조코비치는 223주나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명실공히 인류 최고의 테니스 선수이자 정현의 우상이다.
조코비치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남자 단식 7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조코비치는 12차례 우승 중 6번의 트로피를 호주 오픈에서 들어올릴 정도로 호주 오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만큼 조코비치 역시 한 치의 양보없는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단연 조코비치의 우세가 점쳐진다. 정현과 조코비치는 2년 전 호주 오픈 1회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정현은 세계 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정현이 20일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세계 랭킹 4위 즈베레프를 제압하고 2007년 이형택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올르자 이형택이 정현의 업적을 치하하고 있다. /이형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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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조코비치가 앞선다. 하지만 정현이 모든 부분에서 밀리는 건 아니다. 2년 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팔꿈치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재활에 전념하는 동안 랭킹도 14위로 추락했고, 폼도 전성기 시절만 못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면 정현은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이탈리아) 단식에서 첫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에서 우승한 건 이형택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여기에 세계 랭킹 4위 즈베레프를 상대로 32강 마지막 세트에서 단 한 게임도 허용하지 않는 '베이글 스코어'(6-0)를 기록하며 경기 후반 집중력과 체력에서도 정상급 위치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정현은 32강 승리 후 가진 인터뷰에서 "2년 전 처음 센터 코트에서 경기했을 때 코트가 크게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코트가 작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센터 코트(로드 레이버 아레나)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선수들에게 배정되는 코트를 말한다.
정현과 조코비치는 22일 오후 5시쯤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놓고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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