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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4년 전과는 분명히 다른 외국인 감독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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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년 9월 5일,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마지막 외국인 감독 계약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 외국인 감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4년 후 대한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달이 지났다.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위원장 김판곤)가 처음 모여 ‘방향’을 정한 것이 7월 5일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유임을 결정하지 않으면서 한국축구의 철학과 격에 맞는 새 감독을 찾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신태용 감독은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그리고 연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신 감독은 1차 후보군(10명 안팎)에 포함했으나 최종 우선 협상 대상자에서는 밀렸다. ‘유능한’ 외국인 감독과 접촉하겠다던 대한축구협회의 의지는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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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여러 차례 울렸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왼쪽)은 새 축구 A대표팀 감독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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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협상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언론을 통해 여러 루머가 돌아도 “답할 수 없다”는 공식적인 입장만 반복할 따름이다. 예전부터 그랬다. 2004년 브루노 메추 감독과 공개 협상을 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이후 외부에 정보를 흘리지 않고 있다.

4년 전에도 47명의 후보 중에서 3명의 외국인 감독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추렸지만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더욱 신중한 태도다. 최종 우선 협상 대상자가 몇 명인지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데드라인은 8월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9월 A매치(7일 베네수엘라전-11일 칠레전)를 새 감독 체제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안으로 선임해야 코칭스태프 구성, 1기 명단 발표 등이 가능하다.

일본 등 다른 나라는 새 감독을 구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협상 속도가 빠르지 않다. 그러나 느리지도 않다. 4년 전 1순위였던 베르트 판 마바이크 감독과 협상 결렬을 공식 발표한 것은 2014년 8월 18일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2014년 7월 10일이었다. 4년 전보다는 먼저 움직였으며 협상은 진행 중에 있다. 난항이 아니다.

물밑에서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있다. 교감을 나누며 조건을 주고받는다.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4년 계약이다. 아무나 데려올 수 없으며 아무 곳이나 갈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나 새 감독 모두 신중하게 접근하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거론되고 있는 후보와 단독 협상 진행이 아니다. 경쟁을 벌여 이겨야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입을 닫는 가운데 여러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관련 정보는 대부분 맞았다. 현실적으로 유능한 외국인 감독 후보는 제한적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눈까지 높였다. 선택의 폭은 더욱 좁을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키케 플로레스 감독 등이 유력한 후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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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새 축구 A대표팀 감독 선임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예전보다 더욱 보호막을 치고 있다. 사진은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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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과 달리 흥미로운 점도 있다. 최근 유럽이 아닌 아시아 무대에서 활동한 외국인 감독이 급부상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과 할릴호지치 감독은 각각 이란과 일본을 지도했다. 적장으로 태극전사와 맞붙기도 했다. 한국은 케이로스의 이란에 1무 4패, 할릴호지치의 일본에 1승 1무를 기록했다.

누구보다 한국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다. 케이로스 감독은 방한만 두 번이다. ‘낯선’ 한국에 처음 와 새롭게 판을 깔아야 했던 과거 외국인 감독과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을 제외하고 외국인 감독은 대다수 선임 당시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던 이들이었다. 대한축구협회도 (실적을 쌓았던)그 부분을 우대했다.

때문에 장점이 될 수 있다. 점점 험난해지고 있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1년부터 아시아축구를 경험했다. 할릴호지치 감독도 2년 넘게 일본을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의 시각도 달라졌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축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능력만 있다면 적장이었던 감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임 감독제 도입 후 이란, 일본 등에서 활동한 지도자가 부임한 적은 없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아랍에미리트를 맡은 뒤 한국행 비행기를 탔지만 재임 기간이 상당히 짧았다(A매치 한 경기만 지휘).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눈을 너무 멀리 향하지 않았다. 커리어 단절 우려 속 머나먼 한국행을 원하는 외국인 감독은 많지 않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판 마바이크 감독의 경우, 주 활동지역에 대한 의견이 대립됐다. 그리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0억원을 기부했지만 ‘실탄’도 무한대가 아니다.

케이로스 감독과 할릴호지치 감독은 각각 이란과 일본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과시켰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유럽 클럽에서도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정한 새 감독의 기준에 부합한다. 명망 있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기도 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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