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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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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3쿠션 샛별’ 용현지 “올핸 국내 10위권 진입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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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는 국내랭킹 10위권에 진압하고 싶어요." 용현지(18‧광명)가 밝힌 올해 목표다. 용현지는 지난해 12월 전국대회인 부산시장배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며 여자 3쿠션 계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서울시 강남구 엠블당구클럽에서 만난 용현지가 자신의 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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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8년 한국 당구는 유난히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인 한 해였다. 대한당구연맹이 내건 역대 최고 우승상금(5000만원‧KBF슈퍼컵) 주인공은 ‘26세’ 조건휘였고, 장대현(성남·국내 79위)은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6위)에 이어 ‘세계3쿠션주니어선수권’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서서아(광주조선대여고·국내女포켓5위)는 ‘세계주니어9볼선수권’ 준우승에 올라 한국당구의 미래를 밝게 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는 국내 당구 각 종목서 ‘영파워’가 주목받은 해였다. 이미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김행직(전남‧1위)과 조명우 이후, ‘차세대 한국당구의 기수’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를 소개한다.

[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올해는 국내랭킹 10위권 진입이 목표에요. 그리고 언젠가는 국내 1위가 되어 세계선수권에도 나가보고 싶어요.”

용현지(18‧광명‧국내여자 18위)는 지난해 11월 ‘오산시연맹회장배 제2회 한밭큐 경기도 여자 3쿠션 오픈’ 공동3위를 차지한데 이어 12월 전국대회인 ‘제7회 부산광역시장배 전국오픈당구대회’에서도 공동3위에 오르며 여자 3쿠션 계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01년생인 용현지는 당구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을 만큼 당구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천진난만한 미소 속에 강한 승부욕을 감추고 있는 용현지를 서울시 강남구 엠블당구클럽에서 만났다.

▲지난해 부산시장배 대회에서 공동3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성적에 만족하는가.

=매우 만족스럽다. 상상도 못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입상했음에도 제가 멘탈만 잡았어도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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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지는 지난해 공동 3위에 입상한 부산시장배를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도 아쉬운 대회로 꼽았다. 사진은 부산시장배 대회 4강전에서 이미래(성남)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용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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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배 대회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동시에 아쉬운 대회였다고.

=일반부 전국대회 첫 입상이어서 당연히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4강전 (이)미래 언니와의 경기가 아쉬웠다. 그 경기에서 미래 언니가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바람에 마인드 컨트롤이 힘들었다. 브레이크 타임도 너무 빨리 와서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가 경기 후반에 미래 언니가 잠시 주춤할 때가 있었다. 그때 공 배치도 쉬운 편이었는데 거기서 제가 실수하는 바람에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 조금만 더 침착했으면 지더라도 그렇게 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일반부에서 언니들과 시합을 하는데 부담스럽지는 않나.

=예전에는 지든 이기든 편하게 경기에 나섰는데 최근에 좋은 성적을 낸 뒤 이 성적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약간의 부담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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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지(왼쪽)는 부산시장배 4강에 오르며 일반부 전국대회 첫 입상에 성공했다. 사진은 부산시장배 여자부 입상자들. 왼쪽부터 공동 3위 용현지, 우승 이미래(성남), 준우승 이마리(서울), 공동 3위 김민아(실크로드시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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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다 보니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당구에 대한 애정이 생긴 이후부터 승부욕이 강해졌다. 중학교 때 종별학생선수권에 출전했는데 거기서 초등학생에게 역전패 당했다. 그 뒤 너무 분한 마음에 화장실에 가서 소리내면서 펑펑 울었다. 어렵지 않았던 옆돌리기 배치에서 실수해서 역전당했는데 아직까지도 그 옆돌리기 공이 생각난다. 그 대회 내내 감기몸살이 겹치는 등 최악의 컨디션이기는 했지만 당시 참가했던 중학생 선수 중 저만 입상 못해서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지은(성남‧12위)과 절친한 사이라고 알고 있다.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은데.

=(한)지은이랑 동갑인데다 생일도 똑같다. 거기에 같은 선생님(김동룡 선수) 밑에서 공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친할 수밖에 없다. 서로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전국대회(양구 국토정중앙배) 16강전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경기에서 지은이가 저를 이기고 8강에 올라갔다. 그래서 지은이한테 ‘너 8강 가는 길은 내가 열어줬다. 나한테 고마워해라’라고 말했다. 하하.

▲한지은은 지난해 8월 경기도여자3쿠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부럽지 않았나?

=크게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많이 부러웠다. 사실 지은이가 당구를 잘쳐서 압박감도 있었다. 그래서 농담조로 ‘이제 그만 잘치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친한 친구 우승이라 많이 축하해줬다. 동시에 ‘지은이가 좋은 성적을 냈으니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구 연습 외에도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일주일에 3번 정도 지은이랑 같이 영어학원에 다닌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지는 않지만 영어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당구연습 외에도 체력을 기르기 위해 근력 지구력 운동을 따로 한다.

▲요즘은 주로 어떤 연습을 하고 있나.

=예전에는 0.5kg 모래주머니를 팔에 차고 30분씩 스트로크 연습을 하면서 파워를 기르는 훈련을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파워가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어 당점을 연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자프리미어당구리그(WPBL)가 출범했다. 그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지난해에 2차 선발전까지 진출했다가 마지막 관문을 못넘었다. 그때는 개인사정으로 경기감각이 떨어져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준비가 됐을 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대회에는 꼭 참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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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에 집중하도록 든든하게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아버지 덕분에 당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용현지는 당구에 집중하고 싶어 고등학교 자퇴를 결심했고, 부모님도 딸의 뜻을 존중해주셨다. 용현지는 그런 부모님의 결정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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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아빠 덕분에 당구를 접하게 됐다. 아빠가 택시운전을 하셨는데 쉴 때마다 다른 아저씨들이랑 당구를 치셨다. 그래서 아빠 따라서 당구장에 갔다가 아빠가 쳐보라고 권유해서 몇 번 쳐봤다. 그 후 가족여행을 가서 우연히 포켓볼을 쳐봤는데 재미를 느꼈고, 아빠가 ‘당구를 제대로 쳐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당구를 시작하게 됐다. 어린 아이가 당구를 치니 주변에서 천재라는 소리도 들어봤다. 하하.

그러다가 아빠 권유로 2015년에 선수로 등록했고, 또래 선수들과 어울려 당구를 치다보니 점점 당구에 푹 빠지게 됐다. 지금도 당구가 너무나 좋다.

▲당구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학교를 자퇴했다고 들었다.

=2017년에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당구에 더 집중하고 싶은데 학교를 다니면서 당구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 끝에 자퇴했다. 부모님도 ‘꿈을 따라가라’면서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셨다.

▲부모님도 쉽지 않은 결정을 하신 것 같다.

=아빠는 지금도 제가 당구치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 제가 당구치기 싫다고 칭얼거리면 강압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용돈을 쥐어주시거나 잘한다고 칭찬해주면서 절 어르고 달랬다. 엄마도 휴대전화 안에 제가 당구치는 사진을 가득 담아둘 정도로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계신다. 집에서는 장난스럽게 감사하다고 자주 말했지만 이 기회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 진지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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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지(오른쪽)가 "절친"인 한지은(성남‧왼쪽)과 스승인 김동룡(대구) 선수와 포즈를 취했다. 용현지는 생년월일까지 같은 한지은을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라고 칭했고, 스승인 김동룡 선수를 "우리 쌤"이라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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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동룡 선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우리 쌤! 하하. 제가 몰리나리 후원을 받게 되면서부터 쌤을 알게 됐다. 작년 5월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쌤 덕분에 공이 많이 늘었다. 코치 역할을 해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지방시합에 나갈 때는 저와 지은이 보호자 역할도 해주신다. 정말 우리를 딸처럼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하다.

▲지난해 11월 김동룡 선수가 양구 대한체육회장배 복식에서 우승했을 때 한지은 선수와 둘이서 기뻐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쌤이 우승했을 때 정말 기뻤다. 정말 지은이랑 소리까지 지르면서 마치 우리가 우승한 것처럼 기뻐했다. 쌤한테 우승 직후 ‘소고기 사주세요’라고 말했는데 정말 사주셨다. 하하.

▲올해 목표는.

=국내랭킹 10위권 진입이 첫 번째 목표다. 가능하다면 1점 이상의 에버리지도 기록해 보고 싶다. 그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전국대회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선수생활을 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선수생활이 많이 남은 만큼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국내랭킹 1위가 되어서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 출전해보고 싶다. 제 이름으로 된 당구클럽도 운영해보고 싶기도 하다. <시리즈 끝> [cdh10837@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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