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열함이 봄배구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가 펼친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이 풀세트까지 가는 혈전으로 이어진 것. 이 혈전의 생존자는 도로공사였다. 도로공사는 15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GS칼텍스를 2시간40분여 만에 3-2(25-16 25-18 28-30 22-25 15-9)로 꺾었다.
도로공사 공격수 파튜(오른쪽)가 15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상대 블로킹 위로 스파이크를 때릭 있다. 김천=연합뉴스 |
승리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경기 초반은 도로공사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진행됐다. 14번 치러진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기록을 의식한 듯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시작됐다. 다만,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인 GS칼텍스와 달리 대표적 베테랑팀인 도로공사는 긴장감을 쉽게 극복해 냈다. 외국인 공격수 파토우 듀크(34·등록명 파튜)가 1, 2세트에만 16득점을 올리는 대활약을 펼치며 첫 두세트를 쉽게 잡아냈다. 1차전이 도로공사의 쉬운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3세트 들어 반전이 일어났다. 1, 2세트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GS 외국인공격수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 (28·등록명 알리)가 살아난 것. 알리가 11득점을 올리며 GS가 3세트를 듀스 끝에 잡아냈다. 벼랑 끝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GS의 젊은 선수들은 기세를 4세트까지 이어갔다. 주장 김유리(28)가 센터에서 알토란같은 득점을 올려주는 가운데 알리와 강소휘(22)의 날개 공격이 살아나며 4세트까지 GS가 따내 경기는 풀세트로 향했다.
그러나 GS의 추격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5세트 초반 5-5까지 팽팽한 대결을 펼쳤으나 도로공사의 관록에 밀려 8-5로 3점차 리드를 내줬고 결국 이 격차를 끝까지 좁히지 못했다. 경기 막판 주포 박정아(26)와 베테랑 정대영(38) 등이 꼭 필요한 득점들을 챙겨주며 1차전은 도로공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파튜는 이날 29점에 공격 성공률 44.61%로 도로공사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초반 다소 부진했던 박정아도 중요 순간마다 점수를 내주며 25득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1차전을 도로공사의 승리로 끝낸 두 팀은 이틀 후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무대를 옮겨 2차전을 치른다. 다만, 승리한 팀 도로공사도, 패배한 GS칼텍스도 모두 희망에 넘친다. 거의 넘어간 경기를 끈질기게 따라붙어 풀세트까지 몰고 간 GS칼텍스는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지고도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는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아주 작은 차이로 결국 패배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5세트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면서 “도로공사에게 체력적으로 조금은 데미지를 주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자신감을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솔직히 분위기상으로는 완전히 넘어간 게임이었다. 이런 경기를 잡아냈다는 것은 우리에게 힘이 있다는 것이다”면서 “정아와 파튜가 경기 살아났기 때문에 2차전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천=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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