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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라인업에 포수가 둘? 키움과 NC의 타격 올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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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베탄코트가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3-1로 앞선 5회 2루 아웃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 결과를 기다리고있다. 2019.05.2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느덧 ‘수비형 포수’는 ‘반쪽짜리 포수’와 동의어가 됐다. 과거에는 수비만 뛰어나도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수 있었으나 이제는 타격까지 능해야 한다. 공격과 수비에서 두루 활약해야 주전 포수마스크를 쓰고 스타 플레이어로 올라설 수 있다.

키움과 NC는 공수가 모두 능한 주전 포수를 두 명 이상 보유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겨울 삼성·SK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영입하며 이지영·박동원 포수 듀오를 구성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해 타율 0.343로 맹타를 휘두른 이지영을 데려오면서 포수진 체력 안배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선발투수에 맞춘 담당 포수제도를 실행해 무리없이 144경기 마라톤을 소화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NC는 지난 겨울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4년 125억원을 투자해 순식간에 포수진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더불어 외국인야수로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선택하며 일찌감치 라인업에 다양성을 꾀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빅리그 무대에 오른 베탄코트는 총 134경기 중 114경기서 포수로 출장했다. 외야수와 2루수도 이따금씩 소화했으나 메인 포지션은 포수다. NC는 베탄코트가 2018시즌 트리플A 무대에서 타율 0.297에 20홈런, 장타율 0.504로 빼어난 타격을 자랑한 것을 눈여겨보며 제2의 에릭 테임즈를 기대했다. 테임즈 또한 NC 입단 전에는 외야수였으나 한국에선 1루수로 포지션을 전향했고 타격 재능을 만개한 바 있다. 베탄코트에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씌우지는 않지만 베탄코트를 제2의 포수이자 1루수 혹은 우익수로 두루 기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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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8번 박동원이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기아타이거즈의 경기 5회말 무사1루에서 중전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2019.04.28.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그리고 키움과 NC는 계획한 그대로 리그에서 포수진이 가장 강력한 팀으로 올라섰다. 지난 23일까지 키움 박동원은 타율 0.395 OPS(출루율+장타율) 0.985, 이지영은 타율 타율 0.317 OPS 0.719를 기록 중이다. NC 양의지는 리그를 지배하는 포수답게 타율 0.385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중 타율 1위, OPS 1.125로 OPS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탄코트 또한 타율은 0.270으로 높지 않지만 OPS는 0.810로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자랑한다.

그러면서 키움과 NC는 라인업에 포수를 두 명 배치하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키움은 23일 고척 NC전까지 총 세 차례 이지영을 포수로, 그리고 박동원을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넣었다. NC 또한 지난 15일 창원 SK전에서 베탄코트를 처음 선발 포수로 라인업에 넣었고 양의지는 4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도 베탄코트가 5번 타자 포수, 양의지가 4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바 있다. 이른바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라인업을 앞세워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물론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명타자 자리를 포기해야 한다. 양팀 모두 엔트리에 포수 두 명만 넣은 만큼 선발로 출장한 포수가 부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없으면 지명타자로 출장한 포수가 마스크를 쓴다. 이렇게 되면 투수도 타석에 들어선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비상시 포수로 박병호와 제리 샌즈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포수가 부상 당해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면 지명타자를 포기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아직은 이렇게 라인업에 포수 두 명을 넣는 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다. 키움은 박동원을 지명타자. 이지영을 포수로 기용한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NC는 베탄코트가 포수,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출장한 경기서 1승 1패했다. 그래도 올시즌 타고투저 흐름이 약화되는 만큼 키움과 NC 모두 타선을 업그레이드하고 체력안배도 꾀하는 포수 두 명 배치를 꾸준히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NC 이동욱 감독은 23일 고척 키움전 4-2 승리 후 “베탄코트가 포수로서 투수와 호흡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날 경기도 구창모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줬다”고 포수 마스크를 쓴 베탄코트의 모습에 만족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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