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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준결승 開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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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1보〉(1~11)=2019년 10월 30일 쾌청. 밖을 나서니 초겨울 같은 한기(寒氣)가 온몸을 휘감아온다. 밤새 기온이 곤두박질쳤다. 내륙과 달리 항구는 쉽게 표변(豹變)한다. 경포대 바다 물결은 어제보다 더 진한 쪽빛으로 넘실댄다. LG배 준결승이 열리는 날. 오전 9시가 임박하자 강릉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 대국장에 네 명의 전사(戰士)가 속속 입장한다. 추위와 긴장감으로 표정들이 굳어있다.

돌 가리기서 신진서가 못 맞혔다. 커제는 1초도 망설임 없이 백돌을 선택한다. 세상 누구보다 백번(白番) 승률이 좋다는 기사니 당연하다. 아주 짧은 순간 신진서의 미간에 낭패감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곧바로 씩씩한 표정을 되찾아 우상귀 화점을 점령한다. 검은 돌을 쥔 손가락이 카메라 섬광 속에 유난히 희고 가늘다.

네 귀를 분점한 뒤 첫수, 흑 5로 뛰어든다. 마치 "밤새 안녕하십니까"하고 아침 문안 인사 건네는 느낌이다. 9까지 좌상귀 진행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등장하는 정석. 10으로 한 칸 높게 굳히자 대뜸 11에 붙여간다. 인공지능(AI) 수법이다. 참고도처럼 천천히 갈 수도 있었다. 가슴 뛰는 준결승 무대를 맞아 신진서는 서둘고 있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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