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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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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의 여인’ 디우프, 인삼공사 봄배구 희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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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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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의 이탈리아 출신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27)가 팀의 실낱 같은 ‘봄배구 희망’을 이끌고 있다.

인삼공사는 지난 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2위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GS칼텍스의 6연승을 저지한 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승점 28을 쌓으며 3위 흥국생명(승점 37)과 격차를 줄였다. 아직 8경기나 남은데다 흥국생명이 주포 이재영, 루시아가 동시에 부상 결장하면서 최근 6연패에 빠진 점을 고려하면 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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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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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삼공사 질주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이영택 감독대행이 “회춘했다”고 평가한 한송이(36)가 센터 포지션 변경에 성공했고, 고질적 약점이었던 왼쪽 공격도 살아났다. 하지만 역시 디우프의 대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디우프는 여자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22경기(98세트)에서 722점을 쌓았다. 2위 러츠(26ㆍGS칼텍스ㆍ550점)와 무려 172점 차다. 특히 지난 3연승 과정에서 무려 118점을 혼자 몰아쳤다. 공격 종합에서도 1위 양효진(32ㆍ현대건설ㆍ성공률 45.1%)에 이어 2위(성공률 41.6%)를 달리고 있다.

디우프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세트를 소화하고도 큰 기복이나 부상 없이 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인삼공사는 22경기에서 98세트를 치렀는데, 여자부 6개팀 가운데 가장 많다. 5세트 접전도 12경기나 된다. 이 과정에서 디우프는 무려 1,585회의 공격을 시도해 659점을 올렸다. 이에 반해 러츠는 1,162회(476득점), 어나이(기업은행)는 1,177회(436득점), 박정아(도로공사)는 1,032회(365득점) 정도다. 이런 추세라면 디우프는 올 시즌 2,160여회의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혹사 논란’이 일었던 2013~14시즌 조이스(2,186회), 2015~16시즌 헤일리(2,022회) 수준이다. 디우프는 범실도 96개로 타 팀 주포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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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팀 주포들의 경기당 5세트 득점. 박구원기자/2020-02-11(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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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 2세트에서 부진하다가 3세트 이후 발동이 걸리는 ‘디우프 미스터리’는 극복해야 한다. 디우프의 세트별 공격성공률은 1세트(41.9%)와 2세트(38.8%)에 저조하다가 4세트 42.3%, 5세트에는 43.7%까지 치솟는다. 세트별 득점도 1세트 125점, 2세트 154점, 3세트 161점으로 세트를 거듭할수록 오른다. 실제로 1일 흥국생명전에서는 1세트 5득점이었지만 5세트에선 14득점을 혼자 책임졌고 지난달 23일 현대건설전에서도 1세트 1득점에 그쳤다가 5세트에는 12득점으로 폭발했다.

특히 5세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력을 발휘 중이다. 디우프는 올 시즌 5세트에서만 74득점(43.7%)을 올렸는데 러츠(22득점ㆍ41.5%), 어나이(24득점ㆍ38.7%)보다 압도적이다. 디우프는 “팀에서 나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만큼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동료들이 잘 뛰어줬기에 팀도 승리하고 개인 성적 역시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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