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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나이 초월한 ‘골잡이’ 18살 그린우드…맨유 팬들 ‘지금처럼만 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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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평균 27분 뛰면서도 득점 3위 ‘115분마다 1골’

경향신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메이슨 그린우드(오른쪽)가 23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왓퍼드전에서 슛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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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잘하면, 충분히 나이를 먹은 것이다(if you are good enough, you are old enough).”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라커룸에 붙어 있다는 전설적인 명장 맷 버스비의 명언에 딱 맞아떨어지는 선수가 있다면 아마도 메이슨 그린우드일 것이다.

2001년 10월1일생인 그린우드는 한국 나이로는 19살, 영국 나이로는 18살이다. 솔샤르 맨유 감독은 “그린우드는 신체적으로 아직 성인의 몸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량은 버스비의 명언대로 나이를 초월한 지 오래다. 리그에서 5골로 래시퍼드(14골)와 마샬(10골)에 이어 팀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고, 유로파리그에선 4골로 팀내 득점 1위다. FA컵과 리그컵의 한 골씩을 더하면 시즌 벌써 11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27분씩 정도만 소화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득점력은 더욱 돋보인다. 래시퍼드가 134분당 1골, 마샬이 171분당 1골을 터뜨리고 있는 데 비해 그린우드는 115분마다 1골씩 넣고 있다. 솔샤르가 “맨유에서 결정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그린우드”라고 말하는 이유다.

23일 밤에 열린 왓퍼드전은 그린우드가 앞으로 어떤 스트라이커로 성장할지를 그려볼 수 있게 한 경기였다. 키패스와 드리블, 태클을 각각 3개씩 기록했고, 3개의 슈팅은 모두 유효 슈팅이었다. 이는 그린우드가 단순한 골잡이를 넘어 전천후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골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그린우드는 상대 선수 한 명을 가볍게 따돌리고 적진을 파고든 뒤 페르난데스에게 볼을 내줬다. 페르난데스가 리턴 패스를 보내자 그린우드는 완벽한 컨트롤에 이어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정확하게 왓퍼드 골네트를 갈랐다.

“완벽한 공격수”라는 그에 대한 평가를 떠올리면 놀랄 일도 아니다. 2018년 풋볼탤런트스카우트는 그린우드의 잠재력을 평가하면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줬다. 스피드와 결정력, 드리블, 오프더볼 움직임, 양발 사용, 다재다능함, 기술, 타고난 운동능력, 본능, 창의력, 빠른 방향 전환, 중장거리 스루패스, 슈팅력까지 거의 모든 항목에서 “매우 잘한다(very strong)” 또는 “잘한다(strong)”는 평가였다.

그린우드는 원래 10번을 단 미드필더로 축구를 시작했다. 시작할 때부터 기술이 팀에서 최고였다는 의미다. 7살 때 슈팅 강도가 13살의 그것과 같았고, 13살 때에는 100m 영국 기록을 깨 한때 육상 코치들이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2017~2018시즌 두 살 위인 18세 이하팀에 합류해 21경기 17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린우드의 성장 과정을 보면 모든 게 완벽해 만화 속 주인공 같다. 그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맨유 팬들의 마음은 이렇지 않을까.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커달라.”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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