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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리그 중단…프로배구·여자농구도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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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선수단, 확진자와 같은 숙소

선수단 자가격리…늑장대응 논란

남은 종목도 오늘 리그 중단 논의

중앙일보

프로농구 원주 DB-전주 KCC 경기가 취소된 1일 원주종합체육관의 텅빈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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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규리그를 중단했다. 선수단 숙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프로배구 등 무관중 경기를 하는 다른 종목도 더 늦기 전에 리그를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전주 KCC가 숙소로 사용한 전주의 한 호텔 투숙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2019~20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잠정 중단한다”며 1일부터 리그를 중단했다. KCC는 지난달 29일 홈경기(부산 KT전)를 앞두고 이 호텔에 묵었는데, 확진자가 선수단과 같은 기간 호텔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KCC 선수는 없는 상태다. KCC 선수단은 경기 용인의 구단 숙소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KBL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프로농구 관계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올 경우 최소 2주간 리그를 중단키로 했다. KBL은 이번 경우를 ‘관계자 확진’에 준하는 상황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26일부터 KBL이 무관중 경기를 진행한 후에도 일부 선수 등은 리그 중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찌감치 리그를 잠정중단한 일본(남자 2월28일, 여자 29일)과도 비교됐다. 일본도 무관중 경기를 검토했지만, 선수나 직원이 대중교통 이동 등으로 감염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리그를 중단했다.

KBL 무관중 경기에도 매 경기 선수단, 중계방송 제작진, 운영 스태프, 관계자 등 100명 이상 경기장에 모인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축구처럼 연맹이 주도해 구단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적극적 대처가 필요했다”고 아쉬워했다. 프로농구는 리그 운영에 대한 구단 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 드래프트 순번, 선수 인센티브 계약, 경기장 대관, 이벤트·경호업체 매출(평균 3억원) 등 금전적 문제로 인해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뒤늦게 구단들은 “어려운 결정이라도 일찌감치 리그를 중단하는 게 옳았다”, “선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감염을 우려한 외국인 선수 3명이 ‘자진 퇴출’로 팀을 떠났다. KCC 조진호 사무국장은 “선수단이 큰 충격을 받았다. 구단으로선 선수단에 소독제를 지급하고 숙소 방역 작업을 철저히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KCC 구단은 하루 세 차례 선수단을 대상으로 체온 등을 체크하고 있다.

리그 중단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지만, 포스트시즌 축소도 불가피하다. KBL은 2일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이사회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데, 시즌을 아예 끝내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이번에도 의견을 모으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최현식 KBL 홍보팀장은 “금전적인 문제, 선수 계약 문제, 제도적인 부분 등을 고려하겠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KBL의 리그 중단과 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지난달 21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해온 여자 프로농구는 2일 사무국장 회의를 열고 리그 중단 여부를 논의한다.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 중인 프로배구도 역시 리그 중단 문제를 논의한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일단 2일 구단 사무국장이 모이는 실무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배구는 18일까지 정규리그, 2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포스트시즌이다. KOVO는 리그를 중단할 경우 남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어떻게 운영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 중이다.

박소영·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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