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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매주 1억6천만원 손해보며 맨유 임대 수락한 오디온 이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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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친정팀, 주급 5억9000만원 제시



경향신문

지난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디온 이갈로(왼쪽)가 더비 카운티와의 FA컵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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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잡이 오디온 이갈로는 속 썩이다가 나중에 효도한다는 말썽쟁이 자식과 같은 선수다.

지난 1월 중국 상하이 선화에서 뛰던 그를 맨유가 임대 영입할 때만 해도 맨유 팬들은 한숨을 푹푹 내쉬어야 했다. 정상급 골잡이들은 외면하고 31세에 중국 리그에서 뛰던 그저 그런 선수나 오는 팀으로 전락했다는 자조의 글이 소셜미디어에서 넘쳐났다. 2개월 만에 이갈로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3번의 선발 출장에서 4골 1도움. 말썽쟁이 자식이 알고 보니 부모를 해외여행 시켜주는 ‘효자’였다.

맨유 팬들이 그를 더욱 사랑하는 것은 맨유에 대한 충성심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갈로에게 맨유는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꿈의 구단이었다. 이갈로는 맨유 유니폼을 입기 위해 11만파운드의 주급 손실을 감수하면서 맨유 임대를 받아들였다. 현재 맨유에서 받는 주급은 13만파운드(약 1억9300만원)로 상하이에서 받던 주급 24만파운드(약 3억5700만원)보다 11만파운드 적다. 그에겐 임대 종료 후 완전 이적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솔샤르 맨유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그의 자질이 필요하다”며 그의 완전 영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친정팀 상하이가 주급 40만파운드(약 5억9000만원)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앞세워 계약 연장 카드를 불쑥 던진 것이다. 27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상하이는 2022년 12월 계약이 만료되는 이갈로에게 2024년 12월까지 2년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맨유로 향하는 이갈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주급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아무리 맨유가 그에게 꿈의 구단이라고 해도 주급 40만파운드는 쉽게 포기하기 힘든 액수다.

머리가 아파진 것은 맨유도 마찬가지다. 당초 1500만파운드(약 222억원)만 주면 될 것 같았던 이적료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갈로의 계약 연장을 추진한 상하이가 쉽게 이갈로를 내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1세로 나이가 많은 이갈로에게 큰돈을 투자하기는 어렵다. 장기 계약도 마찬가지다. 래시퍼드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그린우드가 성장하면 이갈로의 효용성도 떨어진다.

조만간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될 이갈로와 맨유. ‘박수받을 때 떠나는’ 게 이갈로에게도, 맨유에도 최선이지 않을까.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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