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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슬퍼매치 그리고 NEW 슈퍼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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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슈퍼매치인가 슬퍼매치인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전도 아닌데 슈퍼매치를 슈퍼매치라고 부르는 것이 퍽 어색하다. 팬들이 농담조로 말하는 슬퍼매치라고 부르는 게 더 잘 어울리는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과 FC서울의 만남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K리그2에서 서울이랜드와 수원FC의 ‘2부리그 버전’ 슈퍼매치가 열려 더 그렇다.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이 만나는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더비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인정한 라이벌 경기. FIFA가 지구촌 더비를 소개할 때 7번째로 전해 ‘세계 7대 더비’라는 기분 좋은 오해를 사기도 했을 만큼 많은 이목을 끄는 한 판이다.

지금의 슈퍼매치는 그렇지 않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상위 구단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두 팀이 함께 하락세를 걸으며 인기도 식었다. 팬들이 슈퍼매치가 아닌 슬퍼매치라고 부를 정도다. 특히 2020시즌에는 서울이 9위, 수원이 10위로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더 최악이다.

양 팀 감독은 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맞대결서 라이벌을 꺾고 반등하려 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서울을 본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이임생 수원 감독 역시 “서울전에 한동안 승리가 없는데 결과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의지는 불타지만 슬퍼매치로 전락한 이미지 변화가 쉽진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악재까지 더해진 데다 같은 날 2부 리그에서 또 다른 슈퍼매치가 열려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실제 모 포털사이트에 ‘수원 서울’을 검색하면 서울이랜드와 수원FC의 경기 일정이 먼저 소개된다. 항상 수원삼성과 FC서울이 먼저 나올 때와는 온도 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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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리그 버전’ 슈퍼매치는 볼거리가 많다. 수원FC는 현재 K리그2 선두 팀이다. 지난 1일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는 K리그1 소속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자이언트 킬링도 해 기세까지 좋다. 서울 이랜드는 2019 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사령탑인 정정용 감독의 지도 아래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2 상위권 구단들의 승점 차가 촘촘해 이날 경기서 승리하면 더 높은 순위까지 오르게 된다.

그래서 이번 라운드 경기가 ‘슈퍼매치’ 타이틀을 건 1부 리그와 2부 리그의 자존심 맞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과 서울은 지루한 경기를 펼치고 서울이랜드와 수원FC가 짜릿한 90분을 선사한다면 슈퍼매치는 정말 슬퍼매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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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는 수원과 서울의 고유 더비라는 점을 인식시킬 마지막 기회다. 팬들이 직관이 아닌 집관(집에서 관람하는 것)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더비의 진짜 매력을 선사해야만 K리그 최고의 더비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과도 좋지만 내용도 챙겨야 할 때다. 슬퍼매치가 다시 슈퍼매치의 명성을 되찾을지, 아니면 ‘2부리그 버전’ NEW 슈퍼매치가 신흥 더비로 떠오를지 많은 이목이 쏠린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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