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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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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맞지만 징계는 없다” 슈퍼매치 주심, 배정 지속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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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원창호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난 11일 치러진 K리그 포항스틸러스 대 수원삼성블루윙즈 경기 중 삼성 김민우 득점 취소 판정과 관련해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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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지난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의 오심을 인정했지만, 오심을 저지른 심판은 이후에도 대기심과 비디오판독(VAR) 심판으로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오심은 맞지만,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준 오심은 아니었기에 징계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6일 본보가 11라운드까지의 심판 배정현황을 살펴 본 결과에 따르면 4일 수원삼성과 FC서울전 주심으로 나서 오심을 낸 김용우 심판은 이날 경기 이후 5일 상주-전북전(VAR), 11일 인천-상주전(VAR), 12일 대구-울산전(대기심)까지 3경기에 배정됐다. 협회가 오심을 인정한 8일을 기준으로는 2경기다.

이날 3-2로 이기고 있던 수원은, 후반 13분 양상민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문전으로 드리블하던김진야의 발을 걸었다는 판정으로 프리킥을 내줬다. 문제의 판정으로 서울이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오스마르의 직접 슈팅이 골키퍼에 막힌 뒤 고광민이 재차 슈팅 해 동점이 됐다. 경기는 결국 3-3 무승부로 끝났고, 수원은 2015년 4월 18일 5-1 승리 이후 5년 만에 거둘 수 있었던 슈퍼매치 승리 기회를 날렸다.

협회는 이후 심판평가 소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장면에서 수원 양상민에게 반칙이 주어진 건 오심이라고 판단했다. 양상민 발이 공을 먼저 향했단 얘기다. 협회가 연맹으로부터 K리그 심판배정 및 운영업무를 가져온 올해 첫 오심 인정 사례였으나 오심 인정은 심판에 대한 징계로 이어지진 않았다. 징계까지 줄 만한 오심은 아니란 이유에서다.

원창호 심판위원장은 이에 대해 “페널티 킥 상황이거나, 골 취소 등 승부에 결정적 오심이 아닐 경우 징계가 아닌 ‘교육후 재배정’ 조치가 원칙이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용우 심판의 실수(오심)가 공교롭게 프리킥으로 갔고, 이게 (수원의)실점까지 이어진 건 운이 없었던 일”이라며 “곧장 주심으로 배정해도 문제되진 않지만 도의적으로 주심에서는 배제해 왔다”고 설명했다.

수원삼성 측은 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를 우려한다. 수원은 오심 인정 이후 일주일 만인 11일 포항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9분 김민우가 왼발 슛으로 골 망을 갈랐으나 VAR판정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 내려지며 득점이 무산됐다. 이는 심판소위원회에서도 정심으로 판단됐지만, 구단과 팬들은 이 결정에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만큼 심판을 신뢰하기 어렵단 얘기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오심을 인정하면 문제가 커지니, 아예 오심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프로에서 판정 기준이 흔들리면 국내 축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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