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KIA와 LG의 잠실 3연전
잠실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 류중일 감독처럼
윌리엄스 감독에게도 잠실은 특별한 곳
윌리엄스 감독에게 자신이 잠실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라고 설명하는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유튜브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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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잠실야구장 와봤나?”
지난 5일 류중일 LG 감독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와 선물을 교환했다. 류중일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의 와인 선물에 답례로 홍삼 엑기스를 건넸다. 훈훈한 분위기에서 악수를 하고 류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에게 잠실에 와봤느냐고 물어봤다. 윌리엄스 감독은 “두산 전때 가봤다”고 답했다.
“그 야구장 짓고 최초 1호 홈런이 누구냐 물어봐.”
구기환 통역 코치에게 그 말을 전해 들은 윌리엄스 감독이 그대로 그 질문을 류중일 감독에게 했고, 류 감독은 천연덕스럽게 자신을 가리켰다.
“내(경상도 사투리로 나).”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윌리엄스 감독이 ‘빵’ 터졌다. 류중일 감독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개장 기념으로 경기했는데 그 때 홈런을 쳤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경북고 재학 시절인 1982년 7월 17일 잠실구장 개장 기념 우수 고교 초청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고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이 잠실구장 최초 홈런으로 한국 야구 역사에 남아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잠실에 오면 이 구장 (첫) 홈런이 나라고 얘기해 달라”며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공이 넘어간 위치를 가르쳐주면 잠실에 갔을 때 그 위치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화답했다.
그런데 윌리엄스 감독 역시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친 기록이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5년 한·미 대학야구선수권 때 미국 대표로 한국을 방문했다. 네바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윌리엄스는 1985년 7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미 대학야구선수권 2차전에서 4회말 솔로포를 쳤다.
1차전이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렸기 때문에, 윌리엄스 감독의 홈런은 당시 미국 대표팀이 잠실에서 친 첫 홈런이 됐다.
1985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미 대학야구선수권 2차전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 홈런 기록에 '윌리엄즈'란 이름이 보인다. |
그때 기억에 대해 묻자 윌리엄스 감독은 “그곳이 잠실 구장이었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분명한 건 좌월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당시 투수가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조계현 단장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때 한국 대표팀엔 조계현 현 KIA 단장이 뛰고 있었다.
38년 전 잠실구장 1호 홈런을 친 주인공과 35년 전 미국 대표로 잠실에서 홈런을 날린 사나이가 11일부터 잠실에서 3연전을 치른다. LG와 KIA의 올 시즌 첫 잠실 경기다. 두 감독이 각자 추억의 장소에서 어떤 명승부를 펼쳐낼지 지켜볼 일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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