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국내리그 공식 경기 출전…"개인보다는 팀 워크 중요"
김연경, 서브는 이렇게 |
(제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연경(32·흥국생명)에게 아쉬운 건 텅 빈 관중석뿐이었다.
프로배구 컵대회는 10년, 흥국생명 공식 선수로는 11년 만에 한국 프로배구 복귀전을 치른 김연경은 "한국에서 다시 뛰니 정말 신기하다. 내가 복귀전을 치른다고 하니, 오랜만에 연락을 주시는 분도 계셨다"며 "관중석에 팬들이 자리하시면 더 벅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개막전(A조 1차전)에 출전했다.
김연경의 컵대회 출전은 10년 만이다. 김연경은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임대 선수로 뛰던 2010년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배구 컵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정식 흥국생명 선수'로 국내 경기를 치르는 건 11년 만이다.
2005년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김연경은 2009년 임대 선수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2009∼2011년)에서 뛰었고, 터키 페네르바체(2011∼2017년), 중국 상하이(2017∼2018년), 터키 엑자시바시(2018∼2020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가 올해 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환호하는 김연경 |
이날 흥국생명은 2019-2020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을 3-0(25-15 25-13 25-22)으로 눌렀다.
김연경은 공격은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수비에 더 비중을 뒀다. 그런데도 고비 때는 날아올라 7점(공격 성공률 41.66%)을 올렸다.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복근 부상을 당한 뒤 7개월 만에 실전을 치렀다.
김연경은 "컵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감독님, 구단과 상의했는데 다행히 몸 상태가 빨리 올라왔다. 준비 과정은 100%였다. 연습경기 통해서 실전 감각을 키워서 문제는 없었다"며 "다만 첫 경기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이 들어오시지 않아서 기분이 처지긴 했다. 이 상황에 빨리 적응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수비는 기본 |
국가대표팀에서는 책임감 탓에 자주 심각한 표정을 하는 김연경은 흥국생명 선수로 나선 이날에는 경기 내내 웃었다.
김연경은 이번 컵대회와 2020-2021시즌 V리그 우승이 화두에 오르자 또 한 번 '팀'을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영입하면서 '압도적인 최강팀'으로 평가받는다.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는 김연경과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국가대표 주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연경은 "많은 분이 우리 팀이 최강 팀이라고 하시지만, 우리 팀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 V리그 여자부에 좋은 팀도 있다"며 "개개인의 기량만큼이나 팀 워크도 중요하다. 우리는 절대 자만하지 않고, 더 집중력 있게 훈련하고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야 나' |
김연경은 20대 초반에 국외 리그에 진출해 30대 초반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과거 함께 뛰던 선수들도 이젠 베테랑이 됐다.
김연경은 그 모습이 참 반갑고 신기하다. 그는 "오늘 함께 경기를 치른 현대건설 황연주 선배, 양효진을 보며 예전 생각도 나고, 내 현실도 자각하게 된다"며 "익숙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텅 빈 관중석은 익숙하지 않다.
김연경은 "팬들이 관중석에 계셔야 더 설레고, 긴장감도 생길 것이다. 오늘은 연습경기 같은 기분도 들었다"며 "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해서 일부 팬들이라도 관중석에 모시고 경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