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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신세계가 열린다?' 충격과 혼란의 SK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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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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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야구단을 전격 인수하는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 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야구단이 매각된다고요? 금시초문입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성원들은 25일 오후 전화통에 불이 났다. 신세계 그룹이 SK 야구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야구계가 아닌 재계 쪽에서 날아든 소식에 야구단은 발칵 뒤집혔다. 야구가 아닌 재계발 기사였다.

기사가 우후죽순 쏟아지자 신세계 그룹은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SK텔레콤도 같은 반응이었다.

사실상 매각 협상을 인정한 것으로 상당 부분 진척이 된 상황으로 읽힌다. 이 정도의 반응이라면 매각은 기정사실이고 금액 등 세부 사항 조율만 남은 상황인 것이다. 모기업은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가 될 전망이다.

아쉬운 점은 야구단은 매각 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재계발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 SK 구단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고위 관계자들도 기사를 보고 나서야 매각 협상을 알게 된 모양새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날 "구단 매각과 관련한 내용은 SK텔레콤이 전담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상황은 SK텔레콤 측에 알아보라는 입장이었다. 그룹 수뇌부에서 일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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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그룹에 야구단을 매각하는 SK 그룹 최태원 회장.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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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충격이었다. SK 야구단은 21세기 들어 삼성, 두산 등과 왕조 경쟁을 하며 명문으로 도약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 뒤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까지 새 인물로 채우며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기에 더욱 당황스러운 소식이었다.

특히 선수 출신으로 프런트를 거쳐 수장까지 오른 민경삼 구단 대표는 SK 최태원 회장과 고교, 대학 동문. 7년 동안 단장을 맡았다가 2016시즌 뒤 야구단을 떠났던 민 대표는 그룹 수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화려하게 구단 대표로 금의환향한 상황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의 구단 사장이었다.

여기에 SK 구단은 전신인 쌍방울 시절부터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2018년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정규 시즌 2위 이후 지난해 9위까지 처진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반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FA(자유계약선수) 최주환과 김상수 등을 영입하기도 했다.

매각 소식 직전 구단은 제주 전지 훈련 계획 자료까지 배포하며 의욕적인 시즌 준비 상황을 전한 터였다. 김 감독 이후 43명의 선수단이 2월부터 34일 동안 혹독한 담금질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으로 고되고 힘든 훈련이 될 것"이라고 했고, 주장 이재원은 "독하게 소화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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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구단 매각이라니... 선수단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만했다. 한 구단 직원은 구단 매각 관련 문의에 "진짜 팔리는지 알려달라"고 오히려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역시 매각 소식이 금시초문인 상황이다.

신세계 그룹이 SK 야구단을 인수하면 KBO 리그 출범 뒤 6번째 구단 인수 기업이 된다. 1985년 삼미를 인수한 청보는 1987년 태평양으로, 1995년 현대로 인수됐다. 1990년에는 LG가 MBC를, 2001년에는 KIA가 해태를 샀다. SK는 2000년 쌍방울을 흡수 창단했다.

두 그룹의 매각 협상이 완료되면 신세계 그룹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승인을 거쳐 리그의 새 회원이 된다. KBO 규약 9조에는 '구단을 양도하고자 하는 회원은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 회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번 매각 협상에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이전부터 야구단 운영에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러나 SK가 야구단을 내놓을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었다. 과연 신세계 이마트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SK 선수단이 올 시즌을 어떻게 치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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