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 때 함께 야구 시작…‘라이벌’ 부산·경남고 우승 주역으로
추신수, 미국 진출 뒤엔 ‘무관’…이대호는 일본에서만 챔피언 반지
KBO에서 다시 만난 첫 시즌, 같은 꿈 향해 경쟁…4월3일 첫 맞대결
SSG 추신수 | 롯데 이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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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초등학교 시절 함께 야구선수를 향한 꿈을 키웠던 1982년생 동갑내기 추신수(SSG)와 이대호(롯데)가 또다시 같은 꿈을 향해 달린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함께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와 이대호는 중학교부터는 다른 학교로 진학했다. 추신수는 부산중학교와 부산고등학교를 거쳤고 이대호는 대동중과 경남고로 진학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동시에 부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두 명 모두 아마추어 시절 수차례 우승의 달콤함을 맛봤다. 추신수는 부산고 시절 대통령배에서 모교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경남고로 진학한 이대호는 청룡기와 봉황기 대회에서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정근우, 김태균 등과 우승을 합작하며 야구계 ‘황금 세대’의 주축이 됐다.
1982년생 동갑내기 롯데 이대호, SSG 추신수가 우승을 향한 꿈을 키운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대표팀으로 뛰었고(왼쪽 사진), 그해 12월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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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로 접어든 뒤에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추신수는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진출해 마이너 생활을 이겨내고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시애틀,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 등에서 뛰면서 자신의 명성을 높여갔지만, 한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줄곧 한 팀에서 뛰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그에게는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정복하지 못한 곳이 있다. 이대호가 있는 동안 롯데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서본 적이 없다.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 이대호는 일본에서는 우승 경험이 있다.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 진출을 했던 이대호는 2014~2015년 소프트뱅크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받았지만 그 순간에도 롯데를 떠올리곤 했다.
추신수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행을 선택하면서 이대호와 한 무대에서 우승을 향한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말 SSG와 계약해 이틀 뒤 입국한 추신수는 지난 11일 자가격리 기간을 마친 후 팀에 합류하면서 “메이저리그 선수가 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내가 항상 원했던 것은 우승이었다. 우승이라는 최고의 자리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고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며 다시금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내가 한국행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건 SSG의 우승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보다는 한국에서 우승하는 게 나를 기다린 팬들에게 더 돌려드릴 게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지난 1월 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치르며 2년 뒤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FA 계약에서 우승 옵션이라는 특이한 조건을 걸었는데 롯데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1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대호는 “내가 야구를 시작하면서 롯데 우승을 늘 꿈꿔왔다. 기간이 진짜 얼마 안 남았다. 2년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다시 같은 꿈을 꾸는 친구이자, 경쟁자가 됐다. SSG와 롯데는 오는 4월3일 개막전부터 맞대결을 펼친다. 두 주축 선수의 꿈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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