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기상도 중간점검
류, 두 번째 선발서 무실점 승리
양, 롱 릴리프 개막 로스터 유력
나머지 3명은 부상 등으로 고전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예열 중인 한국인 선수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개막전 로스터에 들기 위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발 라인업 진입 경쟁에서 앞선 토론토의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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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경력이 가장 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에이스로서 존재감이 여전하다. 그는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은 류현진의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이자 세 번째 실전이다. 사사구 없이 삼진 4개를 잡아 구위와 제구 모두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팀이 4-0으로 이겨 첫 선발승도 거뒀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개막전 준비를 마친 것 같다.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그의 체인지업은 정말 날카로웠다”고 썼다.
체인지업만이 아니다. 류현진의 직구 구속도 눈에 띄게 올라왔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92마일(약 148㎞), 평균 시속은 90.5마일(약 146㎞)이었다. MLB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올랐던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류현진은 강속구로 타자를 제압하는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직구가 뒷받침돼야 다양한 변화구가 힘을 발휘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직구 구속이 많이 떨어진 경기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구속이 시속 140㎞ 후반대까지 올라온 건 고무적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도 감독도 “류현진이 (코로나19로 스프링캠프가 중단됐던) 지난해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는 느낌이다. 구속도 충분히 올라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코리안 몬스터’의 새 시즌 전망이 무척 밝다.
텍사스의 양현종.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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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 처음 도전하는 양현종(32·텍사스 레인저스)도 조짐이 좋다. 14일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인 8일 LA 다저스전에서 홈런을 맞은 아쉬움도 털어버렸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MLB와 마이너리그의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을 했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캠프에 참가했다. MLB 개막 로스터(26인)에 진입하는 게 1차 목표다.
그 숙제는 일단 해치운 듯하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안정감 있게 좋은 투구를 했다. 지금까지 아주 잘 던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오래 던지지 못하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맡아주는 역할이 적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현종의 MLB 로스터 진입을 기정사실로 하고, 구체적 역할 구상까지 내비친 것이다. 양현종이 MLB 마운드에 설 수 있다면, 이후 ‘선발진 진입’이라는 2단계 목표를 이룰 가능성도 커진다. 그는 “MLB 공인구 적응과 투구 밸런스, 타자와 승부까지, 모두 좋아지는 게 느껴져 긍정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 [USA투데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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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혀 애를 먹고 있다.
김광현은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10피안타 8실점(7자책)으로 고전했다. 게다가 14일 세 번째 등판을 준비하다 등 근육이 경직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실전 훈련을 거르고 휴식하느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다행히 통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16일 다시 공을 잡았다. 90피트(약 27m) 거리에서 캐치볼을 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17일엔 120피트(약 37m)로 캐치볼 거리를 늘릴 예정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서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3선발로 낙점된 지 오래다. 다만 뜻하지 않은 쉼표로 개막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무리한 복귀를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다. 개막 후 최대한 빨리 김광현이 마운드에 서는 게 우리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대망의 MLB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하성은 몸살 증세가 심해 15일과 16일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 타석이라도 더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때라 공백이 아쉽기만 하다. 시범경기 타율 0.111(18타수 2안타)로 고전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USA투데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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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초기 현지 언론은 김하성을 샌디에이고 주전 2루수로 예상했다. 이제는 ‘백업 내야수’로 분류하는 매체가 더 많다.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몸 상태가 한결 나아졌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수일 안에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탬파베이의 최지만은 분발이 필요하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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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빅리그에서 입지를 다진 최지만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휴식하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무릎이 좋지 않아 결장했고, 14일 정밀 검진 결과 염증을 발견했다. 빨라도 21일 이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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