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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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조선구마사'의 후폭풍이 거세다. 시청자들은 '조선구마사'에 제작지원 및 광고하는 기업들에 불매운동을 선언하는 등 강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연출 신경수)에서는 태종(감우성)이 악령에 씌어 백성을 학살하고, 중국풍 소품이 사용된 기생집이 등장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제작진은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소품을 준비했다"며 "이는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조선은 명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았다"는 의견과 태종을 살인마로 그렸다는 의견이 이어지며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 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교수 역시 '조선구마사'가 최근 새롭게 불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열풍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 교수는 "이미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고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작진 역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 이런 시기에는 더 조심했어야 한다.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화가 돼 정말 많은 세계인들이 시청하고 있다. 우리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선 안 될 것"이라며 "우리의 문화와 역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왜곡 여파는 광고계로도 번졌다. 피자브랜드 공식 SNS 댓글에 "우선 우리는 해당 드라마에 제작지원을 하지 않았다. 단순 광고 편성이 해당 시간대에 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해당 드라마 시간대에 광고가 편성되지 않도록 조치해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강기능 식품 브랜드는 "앞으로 제작지원에 참여하더라도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고, 안마의자 기업은 "SBS 를 통해 TV광고를 진행하지만 '조선구마사'의 내용과 브랜드 방향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기업 역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문제가 된 프로그램에 광고 편성을 제외했다. 제작지원이 아닌 단순 광고 편성이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통신사도 '조선구마사' 광고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통신사는 "문제가 된 프로그램 이슈 사항을 인지했으며 조속히 광고 중단 조치를 취했다. 단순 광고 편성으로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나주시 역시 지원을 중단한 상황이다. '조선구마사'에 장소를 협조해 준 나주시는 사용 허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엔딩크레딧에 들어가는 나주시 로고까지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향후에도 나주에서 '조선구마사' 촬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조선구마사'의 역사 논란이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대본을 보고도 '조선구마사'를 선택한 배우들도 불매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선 해명문 외에 '조선구마사' 측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