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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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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올림픽 쇼트 4위…한국 남자 피겨 역사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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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

매일경제

차준환이 8일 중국 베이징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그룹 `이터널 이클립스`의 음악 `페이트 오브 더 클록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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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다. 차준환은 본인의 두 번째 올림픽 첫 무대에서 가볍게 날아올랐다. 음악이 흐르는 2분50초 동안 차준환은 점프는 물론 스텝과 스핀까지 모든 요소를 선율에 맞춰 차분하면서 깔끔하게 연기를 끝마쳤다.

8일 중국 베이징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54.30점과 예술점수(PCS) 45.21점으로 총점 99.51점을 기록했다. 출전 선수 29명 중 4위의 성적으로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 자격을 가볍게 획득했다.

전체 23번째로 빙판 위에 선 차준환은 이터널 이클립스의 음악 '페이트 오브 더 클록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의 강렬한 선율의 흐름 속에서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가볍게 성공해냈다. 한 점프에서만 기본 점수 9.70점에 가산점 3.33점을 얻으며 13.03점을 획득했다.

이어지는 트리플(3회전) 러츠와 트리플 루프 연속 점프도 가산점 1.69점을 추가하며 12.49점을 더했다. 경기 후반부에 배치한 트리플 악셀도 1.37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스텝과 3개의 스핀도 모두 최고 단계(레벨4)로 평가받았다. 4회전 점프를 2개 이상 뛰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기본 점수는 낮지만, 가산점 11.40점을 획득하며 순위를 높였다. 예술점수에서는 5개 구성 요소 중 3개 항목에서 9점대를 기록했다.

이날 그의 경기는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역사로 남게 됐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가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준환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인 2018년에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5위로 출발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에서 4회전 점프를 성공시킨 것도 차준환이 최초다.

차준환이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2022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수(98.96점)도 넘어섰다.

공식 연습 때부터 자신감을 보여온 차준환은 실전 연기가 끝나고 마무리 동작에서 쭉 뻗은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며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차준환은 "메달 획득보다 4년 만의 올림픽이고 소중한 시간을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이 컸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내일도 잘한다면 좋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상위 10위권을 목표로 하는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5위권 진입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10일 열리는 프리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살코, 토루프 등 쿼드러플 점프 2개를 포함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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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림픽 남자 싱글 경기에서 최대 관심사인 네이선 첸(미국)과 하뉴 유즈루(일본)의 1차전은 첸의 압승으로 끝났다.

첸은 하뉴가 2020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세계 최고점수(111.82점)를 넘어선 113.97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고 난도 점프인 쿼드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연속 점프를 포함해 4회전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모두 성공시키며 1위에 올랐다. 스텝, 스핀 등 비점프 요소도 모두 레벨4를 얻었고, 예술점수 5개 구성 요소 모두 9점 후반대를 기록하며 완벽한 결과를 얻었다.

첸에 앞서 은반에 선 하뉴는 첫 번째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의 회전이 풀리며 1바퀴로 착지해 0점을 얻었다. 이후 풍부한 표현력을 이용해 예술점수를 얻고 점프와 스텝, 스핀에서 가산점을 얻었지만 기본 점수가 9.70점인 점프 1개를 뛰어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뉴는 차준환의 점수에도 미치지 못한 95.15점으로 8위에 그쳤다.

두 사람은 최근 2번의 올림픽에서 정반대 상황에 직면했다. 첸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악셀을 제외한 모든 점프를 4회전으로 뛰며 올림픽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2차례 엉덩방아를 찧으며 17위를 기록해 일찌감치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당시 하뉴는 소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며 회생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회전 수가 4.5바퀴로 기본점이 12.5점에 달하는 쿼드러플 악셀을 첫 점프로 선보일 계획이다.

하뉴는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하루 앞둔 7일 연습에서도 프리스케이팅 음악을 배경으로 쿼드러플 악셀을 쉴새없이 뛰었지만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실제 경기에서 하뉴가 이 점프에 성공하더라도 첸의 점수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사람의 점수 차이가 18.82점으로 첸도 완벽한 경기를 펼칠 경우 하뉴의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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