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유영이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영화 ‘레미제라블’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후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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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키즈’ 들이 처음 피겨를 시작할 때부터 목표로 삼았던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

유영과 김예림(이상 수리고)은 17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각각 142.75점, 134.85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5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은 70.34로 6위, 김예림은 67.78점으로 9위에 오르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한 총점은 유영은 213.09점으로 6위, 김예림은 202.63점으로 9위를 기록했다. 두 명 모두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힌 두 명은 자신을 향한 약속을 지켰다.

마지막 4조에서 첫 번째로 나선 유영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OST에 맞춰서 연기를 시작했다. 우상인 김연아가 201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선보였던 곡이기도 하다.

자신의 필살기이자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무사히 착지한 유영은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순조롭게 이어나갔다. 세번째 과제인 트리플 루프도 큰 실수 없이 뛴 유영은 이어진 수행 과제들을 침착하게 풀어나갔다. 유영이 점프를 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음악이 절정에 다다랐고 유영은 체인지풋콤피네인션 스핀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빙판 위에서 울음을 터뜨린 유영은 하마다 미에 코치의 품에 안겼다. 기술점수 74.16점, 예술점수 68.59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앞서 3조 4번째, 전체 17번째로 이름을 올린 김예림은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선율에 몸을 맡겼다. 김연아가 은퇴 갈라쇼에 썼던 곡이다.

김예림이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오페라 ‘투란도트’ 중 바이올린 판타지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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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두 손을 들고 깔끔하게 소화했다. 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무사히 착지한 김예림은 이어진 점프 과제를 무난하게 수행했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뛴 김예림은 이어진 스텝 시퀀스와 싯스핀을 우아한 연기로 처리하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후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모습이 포착돼 ‘피겨 장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김예림은 이날도 키스앤크라이존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결과는 기술점수(TES) 68.61점, 예술점수(PCS) 66.24점이었다. 지난달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 140.98점에는 조금 부족했지만 경기를 치른 17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하며 목표를 이뤘다.

한국은 김연아(은퇴)가 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은메달을 따냈고 2018년 평창에서는 최다빈(은퇴)가 7위에 올랐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도 4대회 연속 10위권 진입 기록을 이어나갔다.

한편 도핑 논란으로 관심을 모았던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반복하다가 141.93점을 받아 총점 224.09점으로 종합 4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총점 255.95점을 받은 ROC의 안나 쉐르바코바가 차지했다. 뒤이어 같은 ROC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251.73점)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의 몫이었다.

베이징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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