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하는 홍명보 감독 |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 현대를 이끌고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으로 가는 1차 관문을 넘어선 홍명보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울산은 1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포트FC(태국)와 홈 경기에서 신인 최기윤의 선제 결승 골과 엄원상, 레오나르도의 추가 골을 엮어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울산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대회 본선 조별리그에 나서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대로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 "팀 균형이 잘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오늘 경기를 위해 준비한 것들이 잘 나왔다"고 밝혔다.
'잘했어' |
그는 "특히 전문 수비수 없이 미드필더들이 수비수로 서게 되면서 그들의 장점인 좀 더 디테일한 패싱 플레이를 준비했는데 그게 잘 연결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울산은 부상과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출전 선수 명단을 채우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2002년생 신인 최기윤과 프로 3년차 김재성 등을 선발로 내세웠고 전문 중앙수비수 자원이 없어서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로 스리백을 꾸렸다.
교체 선수 명단에는 골키퍼를 2명(조수혁, 설현빈)이나 넣었고, 지난해 플레잉코치로 영입돼 선수로는 한 경기도 뛰지 않았던 38세 이호도 포함했다.
코칭스태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홍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직접 돕기까지 했다.
홍 감독은 "오래간만에 선수들 워밍업하는 것을 도와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그게 지금 우리 팀의 현실이다"라며 한숨을 지었다.
그는 "벤치에 앉는 우리 코칭스태프 숫자도 맞추지 못하는 몹시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골이다' |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홍 감독은 최기윤, 김재성 등에게서 희망도 봤다.
홍 감독은 이들에 대해 "처음 경기에 나간 선수 같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잘 해줬다"면서 "최기윤은 득점까지 했다. 김재성은 자신의 포지션은 아니지만 정말 잘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패스는 어느 선수 못지않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은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홈 경기를 치른다. 포항은 주요 길목에서 울산의 발목을 잡았던 껄끄러운 상대다.
엄원상, 투입되자마자 골 기회 |
하지만 홍 감독의 더 큰 걱정은 팀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솔직히 포항과 주말 경기보다 팀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디까지 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 컨디션으로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좋은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매일 체크하는 것밖에 없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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