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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호랑이 문신’ 보며 마음 다잡은 사발렌카, 첫 메이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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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결승서 리바키나에 역전승

한겨레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28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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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내가 먹지 못했던 모든 것을 먹으면서 축하할 거예요.”

〈유로스포츠〉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세계 5위)에게 어떻게 우승을 축하할 것인지 묻자 돌아온 답이다. 사발렌카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기 전까지 며칠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지구에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랜드슬램 트로피 없이 세계 톱10 안에 있었는데 이제 안도감이 든다.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사발렌카는 28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3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25위)에 2-1(4:6/6:3/6:4)로 승리했다. 코트 위에서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이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던 사발렌카는 이날 1세트를 내주고도 정신력으로 버텨내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치러진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모두 패해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처음 준결승을 뚫고 결승 무대에 올라 기어이 우승 트로피를 움켜쥐었다. 사발렌카는 그동안 심리 상담 등을 받으며 멘탈 훈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제재로 비록 국기를 떼고 중립국 선수로 출전했으나 벨라루스 선수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3년 호주오픈 빅토리야 아자란카(24위) 이후 10년 만이다. 우승 상금은 297만5000호주달러(26억1300만원). 세계 순위도 개인 최고인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호랑이해에 태어났고 코트에서 호랑이 같은 기세로 끝까지 싸우고 싶어서” 18살 때 왼쪽 팔에 호랑이 문신을 새겨넣은 사발렌카는 이번 호주오픈 때 강력한 포핸드로 진짜 호랑이로 거듭났다. 그는 올해 치러진 11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있다.

사발렌카와 우승을 다툰 리바키나는 원래 러시아 출신이지만 재정적 지원을 약속받고 카자흐스탄으로 국적을 옮긴 선수다. 리바키나 또한 30일 발표되는 세계 순위에서 톱10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우승 상금은 162만5000호주달러(14억2700만원).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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