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싱글 김예림과 이해인(아래 사진). 두 선수 모두 최근 흐름이 좋아 기대를 모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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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 스케이팅이 10년 만에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여자 싱글 김예림(20·단국대)과 이해인(18·세화여고)이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첫 세계선수권 메달에 도전한다.

2023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20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한국 피겨 역사를 통틀어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지난 2007년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2009년엔 첫 금메달까지 따냈다. 2013년 캐나다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2014 소치 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유영(수리고)이 여자 싱글 5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싱글 김예림(위 사진)과 이해인. 두 선수 모두 최근 흐름이 좋아 기대를 모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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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3위 김예림과 4위 이해인은 김연아 이후 첫 메달의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에서 나란히 금메달(이해인)과 은메달(김예림)을 가져왔다. 4대륙 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이해인은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해인은 스텝과 스핀 완성도가 높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나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구사하진 못하지만, 4대륙 선수권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보인 것처럼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다면 개인 최고점수(213.52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인은 19일 출국에 앞서 “먼저 과정에 집중한 뒤 좋은 결과를 기다리겠다. 다른 선수를 의식하지 않고, 내 연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대륙 선수권부터 체력이 올라왔다. 스텝 시퀀스 마지막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해 연습에 매달렸다”고 했다.

‘연아 키즈’ 1세대인 김예림도 흐름이 좋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9위에 오른 뒤 당당한 모습으로 링크를 빠져나가 ‘피겨 장군’이란 별명을 얻었다. 2022~23시즌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에선 금메달과 함께 파이널 출전권까지 따냈다. 역시 김연아 이후 최초다. 이번 시즌 출전한 7개 대회 중 그랑프리 파이널(6위)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권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심리적으로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다. 김예림은 “이번 시즌 좋은 기억들이 많지만, 나만 느낄 수 있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 “좋은 에너지를 마지막 경기에 다 쏟아낸 뒤 웃으며 마무리하고 싶다. 결과까지 따라오면 영광일 것 같다”고 했다.

두 선수 뿐만 아니라 4대륙 선수권 4위에 오른 김채연(17·수리고)도 메달권에 도전할 만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여자 싱글 강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불참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나 셰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카밀라 발리예바가 1·2·4위를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선 미하라 마이와 사카모토 카오리(이상 일본)가 금메달 후보로 손꼽힌다. 한국 선수들은 에비토 이사보(미국), 로에나 헨드릭스(벨기에) 등과 메달권 진입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피겨 왕자’ 차준환(22·고려대)은 개인 최고 성적(2021년 10위)에 도전한다. 베이징올림픽(5위)에서 선보인 점프를 재연한다면 2년 만의 톱10 진입이 충분히 가능하다. 남자 싱글은 우승권 지각 변동이 있었다. 지난 7월 하뉴 유즈루(일본)가 은퇴했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네이선 첸(미국)은 학업을 위해 이번 시즌을 포기했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우승 후보 1순위는 우노 쇼마(일본)다.

■ ◆김예림은

생년월일 : 2003년 1월 23일

출신교 : 양정초-도장중-수리고-단국대

키 : 1m70㎝

코치 : 신혜숙, 신예지

ISU 공인 최고점 : 213.97점

주요경력 : 2022 베이징올림픽 9위, 2022~23 그랑프리 5차 대회 금, 2023 4대륙선수권 은

■ ◆이해인은

생년월일 : 2005년 4월 16일

출신교 : 양진초-한강중-세화여고

키 : 1m64㎝

코치 : 지현정, 김진서

ISU 공인 최고점 : 213.52점

주요경력 : 2019~20 주니어그랑프리 3·6차 금, 2022 4대륙선수권 은, 2023 4대륙선수권 금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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