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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의 주장 차준환(22, 고려대)은 국가대항 단체전인 월드 팀 트로피 내내 동료들의 열정을 칭찬했다.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빙판에 흠뻑 쏟아낸 이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월드 팀 트로피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시상대 두 번째 높은 곳에 올라섰다.
차준환 이시형(23, 고려대, 이상 남자 싱글) 김예림(20, 단국대) 이해인(18, 세화여고, 이상 여자 싱글) 아이스댄스 임해나(18)-취안예(22, 캐나다, 이상 경기일반) 페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7, 캐나다)로 구성된 한국 피겨 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23 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총점 95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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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시즌 한국은 ISU 시즌 국가 순위 4위에 오르며 6위까지 주어지는 팀 트로피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동안 한국은 혼성 종목(페어, 아이스댄스)의 선수 부족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니어 세계 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임해나-취안예 조가 팀 트로피에서 시니어 데뷔전을 치렀다. 여기에 지난해 5월 결성된 조혜진-애드콕 조까지 합류하면서 팀 트로피에 출전할 조건을 갖췄다.
처음으로 팀 트로피에 도전한 한국은 최대 목표가 동메달이었다. 일본과 미국이 우승 경쟁을 펼치고 한국은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와 3위를 놓고 대회 마지막 날까지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국은 처음 출전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번 시즌 국가 순위 1위인 일본을 1점 차로 제쳤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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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번 대회 출전 6개국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어렸다. 평균 나이 20세인 한국은 대회 직전 "즐겁게 타고 오자"라며 마음을 비웠다. 대회 첫날부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스케이팅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팀 트로피 은메달의 주역은 단연 차준환과 이해인이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싱글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건 이들은 팀 트로피에서도 혼신의 힘을 빙판에 쏟았다.
특히 이해인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쇼트와 프리 1위에 걸려있는 12점을 팀 코리아에 안겼다. 홀로 24점이나 획득한 이해인은 쇼트와 프리에서 개인 최고 점수도 갈아치웠다.
팀 트로피는 개인전이 아닌 만큼 쇼트와 프리의 점수 총합이 대회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ISU 공인 대회인 만큼 공식 점수로 인정된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에서 76.9점을 받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148.57점을 획득했다. 이 점수를 합산한 총점 225.47점은 이번 시즌 여자 싱글 최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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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시즌 초반 보여준 기량을 회복했다. 개인 최고 점수인 143.59점을 받으며 3위에 오른 그는 빙판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남자 싱글의 차준환도 세계선수권대회 못지않게 팀 트로피에서도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처음으로 100점 고지를 넘어서며 개인 최고 점수(101.33점)를 받았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열린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의 어깨는 가볍지 않았다. 그의 성적에 따라 메달 색깔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준환은 '강심장'다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187.82점으로 프리스케이팅 1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이 승점 12점을 보태면서 한국의 총점은 95점이 됐다. 94점이었던 일본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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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의 조혜진-애드콕 조는 팀 트로피에서 국제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월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출전 이후 큰 무대에 오른 이들은 성공적인 국제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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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내내 한국 선수단은 재미있는 퍼포먼스와 응원 방식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개인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은 동료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다. 늘 자신의 스케줄이 맞춰 연습하고 다른 방식으로 훈련하는 특징 때문에 동료들과 관계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처음 합숙 훈련을 하면서 이들의 사이는 허물이 없어졌다. 또한 선수들 대부분이 바른 인성과 성실함을 갖췄고 이들의 서로를 향한 '존중'은 끈끈한 팀 워크로 완성됐다.
이시형은 "한 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했는데 그동안 종목 특성상 개인 훈련이 많았다. 그런데 동료들과 협동심과 팀 워크도 배웠다"고 말했다.
김예림도 "(피겨 스케이팅은) 개인 종목이지만 합숙 훈련도 하고 대회도 함께 많이 나가다 보니 다른 선수들에게 고마웠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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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들은 긴장감이 풀린다. 또한 긴 시즌을 치렀기에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한다. 이벤트 성격이 강한 팀 트로피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들도 예전부터 종종 있었다.
그러나 스케이트를 향한 열정과 성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팀 코리아'는 팀 트로피에서도 모든 땀과 눈물을 쏟아냈다. 그 결과 개인 최고 점수 7개가 쏟아졌다.
어느덧 피겨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은 '혼성 종목 강화'가 과제로 남았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대비해 아이스댄스 취안예와 페어 애드콕의 귀화는 절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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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댄스와 페어는 두 선수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장기적인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열악한 선수층을 볼 때 혼성 종목 육성은 쉽지 않다. 그러나 2년 뒤 팀 트로피와 올림픽 등을 생각할 때 혼성 종목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
한편 이번 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단은 16일 갈라쇼에 출연한 뒤 1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번에는 남녀 싱글 선수들은 물론 임해나-취안예 조와 조혜진도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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