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김판곤 감독이 25일(현지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최종전을 지휘하고 있다. 알와크라/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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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만난 25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장 밖 벤치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말레이시아 선수들을 진두지휘한 이가 경기중 계속 눈길을 끌었다. 바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판곤(55) 감독이다. 한국이 ‘약체’ 말레이시아와 힘겹게 경기를 벌이다 3-3 ‘진땀 무승부’를 거두다 보니 경기 뒤 김 감독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022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영입을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2022년 1월부터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을 지낸 만큼, 한국 대표팀의 약점을 가장 잘 아는 사령탑으로 꼽혔다.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김판곤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최종전을 하루 앞둔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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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고국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치기 하루 전인 24일 기자들을 만나 “축구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누가 아는가? 우리(말레이시아)가 왜 한국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던 그의 말처럼, 피파 랭킹 130위의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23위 한국을 상대로 숨 막히는 압박 수비를 선보였다. 말레이시아의 역습 상황도 자주 연출됐다.
말레이시아는 이날 경기에 앞서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기어코 승점 1점을 챙겼다. 추가시간 종료 직전 교체 투입된 로멜 모랄레스가 ‘극장골’을 만들어내며 3-3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마치 승리를 거둔 것처럼 기뻐했다. 경기장을 찾은 말레이시아 축구 팬들도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말레이시아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5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최종전에서 이강인을 상대로 압박 수비를 펼치고 있다. 알와크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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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경기 뒤 열린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직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고, 피파 랭킹 23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포진했다”면서 “고전하긴 했지만 후반전에는 우리가 스코어를 뒤집었다. 엄청난 결과였다”고 말했다.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팀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국의 약점을 찾았다는 게 우리가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수준은 정말 높다. 한국은 결승까지 갈 수 있고,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그는 경기 종료 뒤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한국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격려했다. 손흥민을 위로하듯 가볍게 안아주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김 감독뿐 아니라 신태용(인도네시아), 파울루 벤투(아랍에미리트) 등 국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들 여럿이 사령탑을 맡았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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