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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격변 시대, “땡큐”라며 크게 웃은 투수가 있다… KBO 에이스에도 도전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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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땡큐 ABS라고 하더라”(웃음)

이강철 kt 감독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전날(16일) 선발로 나서 좋은 투구를 한 팀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4)의 투구에 호평을 내리면서 재밌었던 장면 하나도 설명했다. kt의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쿠에바스는 이날 5이닝 동안 65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개막 준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모든 게 정상적이었다. 이날 쿠에바스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1㎞를 찍었고, 평균도 147㎞를 기록하며 힘을 과시했다. 예년 이맘때보다 오히려 구속이 더 오른 모습으로 정규시즌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51㎞, 평균도 147㎞로 같았다. 여기에 커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던지며 KIA 강타선을 효율적으로 요리했다.

그런데 이날 쿠에바스가 확인한 소득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올해 KBO가 전 세계 1군 무대에서 사실상 최초이자,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선수에게 미지의 영역인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과 궁합도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쿠에바스는 이날 다양한 코스에 공을 던지며 ABS존을 테스트한다는 느낌을 줬다. 그런데 이전까지는 잡아주지 않던 코스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더그아웃에 들어오는데 ‘땡큐 ABS’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커터가 좋은데, 그 커터를 ABS가 잡아주는 경향이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쿠에바스는 시속 130㎞대 중후반의 커터를 던진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르게 꺾이며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는 용도다. 그런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오지 않으면 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ABS 시스템은 그런 쿠에바스의 커터를 조금 더 여유 있게 잡아주고 있었다. 쿠에바스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자신에게 손해는 아닐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쿠에바스는 kt의 에이스 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KBO리그 경험도 풍부하고, 실적도 있다. 2019년 kt의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쿠에바스는 KBO리그 통산 100경기에서 45승23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처음 입단했을 때는 구종 선택 문제로 이강철 감독의 속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한층 성숙해지며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1년 kt의 우승에 중요한 장면이었던 삼성과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보여준 강인한 면모 등 빅게임 피처로서의 힘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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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잠시 팀과 헤어졌던 쿠에바스는 지난해 kt로 다시 돌아와 18경기에서 114⅓이닝을 던지며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이라는 대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처졌던 kt가 2위까지 올라가는 기적의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뽑힌다. 올해도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팀의 믿음과 기대를 실감할 수 있다.

예전보다 더 좋은 구위에 ABS까지 자신과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한 쿠에바스는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9이닝을 던지며 딱 1실점했다. 출발이 굉장히 좋은 셈이다. 쿠에바스가 지난해보다 소폭 더 좋은 투구 내용을 시즌 내내 꾸준히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리그 에이스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에바스의 2024년 시즌이 좋은 기운과 좋은 기분과 함께 힘차게 그 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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