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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그녀가 죽었다' 변요한의 과몰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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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인터뷰 / 사진=콘텐츠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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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변요한이 '과몰입'했다. '그녀가 죽었다' 세계관에 동화된 변요한이다.

'그녀가 죽었다'(연출 김세휘·제작 엔진필름)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그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변요한은 극 중 관음증을 가진 공인중개사 구정태 역을 맡았다. 소위 '변태'라고 취급되는 캐릭터다.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해 변요한은 "그게 또 다른 저의 길이 아니었나"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에 대해 변요한은 "처음엔 '자산어보' PD님이 재밌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해서 봤다. 근데 변태더라. 제가 그 자리에서 대 본을 두 번 봤다. 저한텐 주제가 딱 나왔다. 세상에 내가 맞추고, 세상이 나한테 맞춰야 한다는 것이 느껴지더라"며 "구정태는 세상에 맞추는 사람이고, 한소라는 세상을 자기한테 맞추는 사람이다. 그것만으로 저한텐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원하던 길, 예측했던 길은 아니었지만 '한산: 용의 출현' 이후 바로 참여하게 됐고, 부단히 노력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특히 변요한은 음흉한 변태 같은 구정태 캐릭터를 그야말로 '찰떡'으로 표현해 냈다. 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변요한은 "대본을 볼수록 이상한데 평범하게 느껴지더라. 후반부로 갈수록 구정태 역시 범죄자로 전해진다. 시작부터 이어지는 내레이션이 작품 어느 순간부터 없어진다. 그런 장치들이 정말 영리하다고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변태가 딱 맞아떨어진다. 저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만큼 감독님이 잘 컨트롤해주지 않으셨나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구정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돼 중반부까지 이어진다. 구정태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는지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일러준다.

영상 연기와 내레이션 연기를 병행한 변요한은 "대본으로 볼 때랑 연기를 할 때 확실히 까다롭더라. 대본을 볼 땐 재밌게 따라갈 수 있었는데 막상 연기하려고 하니까 팔을 어떻게 해야 하고, 발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생명력을 어떻게 불어넣어야 할지 굉장히 피곤하고 까다롭더라"며 "대본이랑 서브 텍스트랑, 육성으로 내는 액팅이랑 나눠버렸다. 정확히 체크하고, 연기하고, 내레이션이 들어올 땐 그 시간을 체크해서 연기해야 했다. 톤도 여러 가지로 연기했다. 감독님과 함께 조율해 갔다. 결국 배우는 모든 것이 도구이기 때문에 모든 걸 활용한다는 자체가 흥미로웠다. 규정을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에게 있어 구정태는 혼란을 주는 인물이다. 단순히 구정태가 놓인 상황에 대한 혼란이 아니라, 그가 변태 범죄자임이 분명 하나 자꾸만 설득이 될 것 같은 지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귀여운 변태'라는 일각의 반응에 대해 변요한은 "감독님의 애정 어린 사랑이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저는 바로 필드로 온 게 아니라 독립 영화부터 시작했다. '힙합'이다. 그때부터 저를 보셨기 때문에 저에게 있던 어떤 지점을 꺼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에 대한 사랑이 있는 감독님이기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의 시선을 헷갈리게 만들지 않으셨나 싶다. 응원하면 안 되는데, 응원하게 된다. 거기서 도덕성을 볼 수도 있고, 어느 순간엔 그것마저도 반전처럼 '맞다, 얘 나쁜 놈이었지'하는 포인트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변요한은 "대본을 받고 나서 시작하려고 하니까 첫인상이 아닌 끝인상이 남는 작품이더라. 평범하게 시작해서 점점 더 변태로 가다가, 범죄자로 끝나게 된다. 대본을 놓고 연기하려고 하니까 범죄자로 시작하게 되더라. 나쁘게 연기를 하게 되니까 그게 어려웠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중간 지점에 있는 변태로 시작하게 되더라. 얘도 안 된다. 이게 정말 까다로웠다"며 "다 파트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처음엔 평범하게 시작해야 했다. 근데 '평범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오류가 걸렸다. 내레이션이 있다 보니 약간 두 개를 평등하게 가는 게 쉽지 않더라. 그때마다 김세휘 감독님이 잘 잡아줬다. 스릴러적인 부분은 신혜선에게 다 맡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변요한은 "저는 이 작품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세휘 감독님이었고, 상대 배우가 신혜선이라 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며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고, 편한 러닝타임으로 달리는데 전반전, 후반전, 연장전에서 만나 재밌는 장르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변요한은 "감독님들과 작업을 하면서 질문을 정말 많이 한다. 새벽에도 전화한다. 아침에도 눈 뜨고 전화한다. 대신 허락은 받는다"며 "저는 그게 골든 타임이고, 마법에 걸리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게 또 재밌다. 저는 그 세계관에 들어가기엔 제가 너무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캐릭터를 업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진심으로 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변요한은 "저는 땅에 잘 붙어있는 이야기가 좋다. 하지만 제가 아직까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좀 깊게 들어가고 싶은 훈련을 했던 것 같다"며 "'변요한'이라는 사람은 깊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서 배우고 싶다. 대충 고민하면 절대 깊게 들어갈 수 없다. 선배들에게 또 민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런 작업들을 해왔다고 전했다.

끝으로 변요한은 "구정태와 한소라 중 누가 더 나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둘 다 그러지 말라고 감독님이 써주신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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