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년만의 MSI 우승
먼저 결승에 선착해 있던 젠지는 BLG를 세트 스코어 3대1로 꺾고 MSI에서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얻었다. T1 외에 다른 LCK 팀이 MSI를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인 BLG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BLG는 LPL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하고 MSI에서 LPL 1시드를 받고 올라왔다. 지난 18일 ‘페이커’ 이상혁(28)이 있는 T1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2로 꺾고 올라 온 강팀이다.
1세트에서는 ‘캐니언’ 김건부(23)가 성장형 챔피언 ‘카서스’를 깜짝 기용해 불리하게 시작한 경기를 후반 화력 싸움을 바탕으로 뒤집어 내며 승리했다.
2세트는 19분까지 서로 공방을 주고 받던 젠지와 BLG의 균형을 ‘리헨즈’ 손시우(26)의 ‘손’으로 바꿨다. 서포터인 손시우가 변수 창출 능력이 가장 높은 챔피언인 ‘블리츠크랭크’를 플레이 해 ‘로켓 손’ 스킬로 상대를 여러차례 끊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손시우의 도움으로 원딜 ‘페이즈’ 김수환(19)이 ‘칼리스타’로 28킬을 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페이즈의 28킬은 이번 대회 최다 킬 기록이자 국제대회 단일 세트 개인 최다킬 기록. 상대 5명을 연이어 모두 잡아내는 펜타킬까지 팀원들의 도움으로 성공해냈다.
3세트에서는 BLG가 밴픽에서 다섯번째 밴을 하지 못하는 등 젠지의 밴픽에 흔들렸지만 경기력은 뛰어났다. BLG의 정글러 ‘쉰’ 펑리쉰(22)의 니달리, 미드 ‘나이트’ 줘딩(24)의 제이스의 쏘아대는 공격에 젠지가 계속해서 밀렸다. 33분 젠지 ‘기인’ 김기인(25)과 ‘쵸비’ 정지훈(23)이 BLG를 광역으로 밀어내며 네 번째 용을 얻어냈지만, 결국 40분 혈투 끝에 BLG에 패했다. 세트 스코어 2-1.
4세트는 젠지가 바론에 웃고 바론에 우는 경기가 됐다. 20분 바론이 나오자마자 시도했던 젠지는 싸움으로 전환해 상대 조합 핵심인 ‘쉰’과 ‘나이트’를 잡아냈다. 이후 주도권을 계속해서 쥐고 있던 젠지는 31분 내셔 남작을 시도하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쉰에게 바론 스틸을 당해 위기를 맞았다. 결국 승부는 4세트에서 결정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쵸비’ 정지훈의 꾸준한 활약도 도움이 됐다. 결국 47분을 넘겨 이번 MSI 최장 경기에서 젠지가 상대 넥서스를 부수며 승리했다.
한국은 그동안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부문 우승 등 국제 대회에서 큰 활약을 했지만 MSI에서는 유독 중국팀들에 발목을 잡혔다.
최근 MSI에서 중국팀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모든 트로피를 휩쓸었다. 상대 전적도 중국이 압도한다. MSI 결승에서 LPL과 LCK는 총 4번 맞붙었고, 이는 모두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 LCK팀 중 T1의 두차례 우승은 LCS(북미), LEC(유럽)팀을 결승에서 각각 상대했을 때 나왔다.
특히 이날 결승전은 ‘진짜’ 한중전이었다. 그간 중국팀 대다수는 최소 1명 이상의 한국인 선수나 감독을 두고 팀을 운영했지만 이번에 젠지와 맞붙은 BLG의 모든 선수는 중국 국적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5대5로 제대로 맞붙은 이 경기에서 승자는 한국이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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