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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 (수)

"선임 번복? 홍명보와 협회 결정만 남았다"…박지성 작심 발언, '정몽규 사퇴' 끝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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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대한축구협회(KFA)의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두고 입장을 밝혔다.

많은 축구팬들과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정몽규 KFA 회장 사퇴를 넘어 '면접' 없이 대표팀 사령탑에 입성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취임 번복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파격적인 발언을 내놨다.

박지성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교육동에서 열린 '박지성과 함께하는 미래세대 토크-주니어 풋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한국 축구계에서 큰 논란이 된 KFA의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KFA는 지난 8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정식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음을 발표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 홍 감독은 지난 2020년 말 울산HD에 부임하면서 K리그 클럽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022년 울산에 17년 만의 리그 우승을 안긴 뒤 2023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리그 2연패를 달성, 올해에는 울산을 이끌고 2025년 열리는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의 업적을 남기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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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도 K리그1 선두권 경쟁을 치르면서 리그 3연패에 도전 중인 홍 감독은 대표팀을 지휘하기 위해 지난 11일을 끝으로 울산을 떠났다. 울산은 "홍 감독과 계약을 상호 해지하고 이경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라고 알렸다.

KFA의 홍 감독 선임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분명 홍 감독은 한국 축구 레전드이고 울산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건 사실이지만 선임 과정에서 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KFA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홍명보 감독을 최종 후보 3인으로 선정, 중도 사퇴한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해 감독 선임 작업을 책임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두 명의 외국인 지도자들과 해외에서 면접을 진행한 끝에 홍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이임생 기술이사는 홍 감독을 다른 외국인 후보들처럼 면접하지 않고 자택 앞까지 찾아가 국가대표팀을 맡아 달라고 애원 수준의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하루 고심한 끝에 10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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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과 전문가들은 다른 외국인 지도자를 제치고 홍 감독이 최종 선임된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선정한 최종 후보 3인 중에는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도 있었다. 포옛 감독은 과거 선덜랜드 감독 시절 잉글랜드 리그컵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고, 바그너 감독은 당장 지난 시즌 노리치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어 프리미어리그 문턱까지 끌고 올라가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은 3차예선에서 마주할 중동 팀들을 분석한 내용이 담긴 50장이 넘는 PPT를 준비하거나 차기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는 영건들의 활용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FA의 최종 선택은 홍 감독이었다. 심지어 면접도 거치지 않고 선임해 논란을 일으켰다. 홍 감독 선임 발표 뒤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주호도 홍 감독 선임을 기사로 확인하는 등 KFA의 행보는 팬들과 축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

결국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내부 고발 형식으로 상세하게 폭로했다. 현재 축구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영표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KBS스포츠를 통해 작심 발언을 한 가운데 박지성도 현 상황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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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현 사태에 대해 입을 연 이유로 "박지성이라는 전 축구선수가 갖고 있는 어느정도의 한국축구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이런 걸 맞이했는데 지금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건 아니라 언론을 맞닥뜨린 상황에 있는데도 아무말도 안한다는 건 아예 한국 축구를 배제한다는 것과 같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내가 말한다고 뭔가 바뀔 거란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지성은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그중엔 현재 엄청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국 대표팀이 홍 감독 체제를 끝까지 밀어 붙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 그 감독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상당히 큰 부분에서 시작하는 감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어서 이게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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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더구나 프로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결과가 과정을 이기는 때가 너무나 많았다는 걸 나 역시 잘 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사례는 너무 커서 그 결과가 이 사례를 과연 바꿀 수 있을까가 나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라며 "결국 감독 선임을 하느냐 마느냐, 지금 했지만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의 결정이 남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하지만 쉽사리 이 분위기에서 어떻게 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가지고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지성은 결과가 과정에 불만을 표한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선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그 만큼 이번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크고, 홍 감독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으로 여겨진다.

'한국 축구 최고의 레전드' 박지성이 유례 없는 발언을 내놨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는 과정부터 엄청난 반발에 부딪힌 홍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선이 쏠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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