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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긴 한데요….”
프로야구 삼성이 정규리그 2위를 확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로 향한다.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중 하나가 구자욱(삼성)이다. 커리어 하이에 가깝다. 23일까지 127경기서 타율 0.344(491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13도루 등을 작성했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0.610에 7홈런으로 더욱 무시무시하다. 구자욱은 “(정규시즌이) 몇 경기 안 남았지 않나. 좀 더 신중하게,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하고자 한다”고 웃었다.
◆ 고정된 타격 폼 “편해졌어요”
가장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단연 장타다.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을 넘겼다. 삼성 소속 국내 타자가 30홈런 고지를 밟은 것은 2016시즌 최형우(31홈런·현 KIA) 이후 8년 만이다. 외인까지 포함해도 2018시즌 다린 러프(33홈런) 이후 처음이다. 장타율 또한 수직상승했다.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6할대(0.629)에 진입했다.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생각도 해보지 못한 성적이라,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엄청 행복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고 말했다.
비결이 있을까. 구자욱은 고정된 타격 폼을 떠올렸다. 2012년 입단 후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최대한 간결하게 배트를 내는 데 주력했다. 구자욱은 “내 자신에게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매 경기 타협하면서 자꾸 바꿨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랬던 타격 폼이 지난해부터 고정됐다. 스스로를 믿고 시간을 주기로 했다. 10경기 이상 빈손으로 돌아와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비로소 자신의 것이 생긴 것이다. 구자욱은 “타석에서 더 편해졌다”고 밝혔다.
수치적인 것들에 휘둘리지 않으려 한다. 상징적인 숫자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건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특정 기록이 목표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구자욱은 “숫자를 위해 노력하진 않는다. 30홈런, 100타점을 했다고 꿈을 이뤘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머릿속에서 지우려 애썼다”고 말했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과도 맞닿아있다. “10번 중 2번치면 2할, 3번치면 3할 타자다. 거기에 빠지면 퇴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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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의 책임감 “부끄럽지 않으려”
올해는 특히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구자욱은 삼성 왕조 시절을 기억하는 자원이다.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뛰어들었던 2015시즌에도 삼성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막내였던 구자욱은 어느덧 캡틴이 돼 팀을 이끌고 있다. 주장으로서 신경 쓸 것들이 많을 터. 그럼에도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있다. 구자욱은 “후배들도 보는데, 스스로 부끄럽기 싫었다. 못하면 할 말이 없지 않는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자세를 낮췄지만, 말처럼 쉬운 자리가 아니다. 성격적으로도 원체 앞에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따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 팀은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갭 차이가 크다. 중간에서 구자욱이 정말 솔선수범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구자욱은 “가장 부끄러운 게 그것(리더십)”이라면서 “나 혼자만 파이팅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 형들 모두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성과라 더 달콤하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삼성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구자욱은 개막 미디어데이를 회상하며 “우리에겐 질문 자체가 없었다. 자리도 맨 구석이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하위권에 많이 있어봤지 않나. 그게 또 스포츠인 것 같다.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있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욕심내면 역효과가 날 것 같다. 즐겁게, 재밌게 하려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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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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