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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진짜 PS 전패 감독 되나' 위기의 이승엽…'똑같이 1패면 탈락' 왜 4위 두산이 더 위태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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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내일(3일) 패하면 올 시즌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0-4로 완패한 뒤 침통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4위 두산은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었기에 1차전을 잡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했지만, 5위 결정전의 기세를 이은 kt에 영패하면서 사기가 확 꺾였다. 이제 두산은 1승을 안고 있는 이점이 사라졌고, 2차전에서 kt와 마찬가지로 1패를 더 하면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 감독은 누구보다 가을 무대에서 1승이 간절한 사령탑이다. 지난해 처음 두산 지휘봉을 잡고 5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단 1경기 만에 가을 무대에서 탈락한 경험은 이 감독에게도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두산 구단은 큰 실망감을 표현한 팬들에게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사과문을 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고, 그만큼 구단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감독은 올해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누구보다 승리를 챙기고 싶었을 것이다. 기선을 제압할 1선발이 가장 중요했는데, 선택지는 정해져 있었다. 두산은 4위를 차지하긴 했으나 정규시즌 내내 선발진이 약해 애를 먹었던 팀이다. 불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가능한 오래 버티면서 다음 시리즈에 계속 진출하려면 탄탄한 선발진은 필수 요건이다. 그런데 두산은 믿을 투수가 올해 15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에이스 곽빈뿐이었다. 정규시즌 막바지 계속 불안한 투구를 펼쳤던 조던 발라조빅은 포스트시즌에 불펜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곽빈-최승용-최원준으로 어떻게든 버텨볼 계획이었다.

사실 곽빈은 이 감독의 믿음에 매번 부응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곽빈을 NC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하면서 기대감을 보였지만, 3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곽빈이 kt 타선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1이닝 36구 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탓에 이 감독은 제대로 손을 써볼 수 없었다. 단기전에 1회 4실점은 매우 큰 타격이었고, 설상가상으로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구위를 두산 타자들이 이겨내지 못하면서 9회까지 끝내 4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까지 가면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그만큼 곽빈을 내보내는 1차전이 중요했고, 2차전에 내보낼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뜻이었다. 두산은 2차전에 좌완 최승용을 낙점했는데, 최승용은 올해 부상으로 7월 말에야 뒤늦게 1군에 합류해 12경기에서 2승, 1홀드, 27이닝,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9월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 2승, 13⅓이닝,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긴 했으나 강력한 선발투수라 말하기는 어렵다. kt는 올해 11승을 책임진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을 2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했고, 여차하면 소형준까지 뒤에 붙이는 계획을 세워뒀다. 투수의 무게감에서 확실히 kt가 두산을 압도한다.

두산은 2차전까지 잡으려면 어떻게든 경기 초반 kt로 분위기가 기운 1차전에서 불펜을 아껴야 했다. 이 대목에서 2회 선두타자 심우준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2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발라조빅을 조금 더 끌고 가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발라조빅은 4이닝 58구 1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kt 타선에 찬물을 확실히 끼얹어 주고 있었다. 물론 5회까지 타선이 쿠에바스를 조금 더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발라조빅을 투입했고 50구 넘게 던지게 한 이상 어떻게든 더 긴 이닝을 맡기는 게 나을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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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벤치는 조금은 애매한 타이밍에 발라조빅을 아끼는 쪽을 선택했다. 6회부터 이교훈(⅓이닝)-이영하(⅔이닝)-김강률(1이닝)-이병헌(⅓이닝)-최원준(⅔이닝)-홍건희(1이닝)까지 6명을 더 투입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6명 모두 15구 이내로 끊어 던져 연투에 지장은 없긴 하지만, 이영하와 김강률, 이병헌, 홍건희는 2차전 승리 상황이면 무조건 등판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2차전 선발투수 최승용이 무조건 5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 투수도 아니기에 두산은 2차전도 벌떼 야구를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 감독은 2차전 필승을 다짐하면서 "여차하면 발라조빅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총력전을 선언했지만, 이미 60구 가까이 던진 발라조빅이 연투를 해도 1차전과 같은 스태미나를 자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러나저러나 두산은 곽빈의 조기 강판 나비효과로 2차전 투수 운용 계산이 복잡해졌다.

이 감독은 "우선 초반에 4점을 주면서 힘들게 시작했고 믿었던 곽빈이 초반에 난조를 보이면서 먼저 실점을 하고 간 것이 경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곽빈이 2차전도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내일 패하면 올 시즌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시 한번 필승 의지를 다졌다.

두산이 만약 2차전마저 kt에 내주면, 2015년 KBO가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한 이래 최초로 시리즈 업셋을 당하는 4위팀이 된다. 아울러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 3전 전패라는 굴욕을 맛보게 된다. 이 감독은 두산과 관련된 그 누구보다 2차전 승리가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상 4위팀이 1차전에서 패한 사례는 올해를 포함해 모두 3차례뿐이었다. 2016년 4위 LG 트윈스가 1차전에서 5위 KIA 타이거즈에 2-4로 패하면서 처음 2차전이 열렸는데, LG가 1-0으로 이기면서 KIA의 시리즈 업셋 의지를 꺾었다.

2021년에는 4위 두산이 5위 키움 히어로즈의 기세에 밀릴 뻔했다. 1차전에서 키움에 4-7로 패했는데, 2차전에서 키움을 무려 16-8로 꺾으면서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시리즈 업셋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2021년에 그랬듯 올해도 2차전에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장단 7안타로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타선도 분발해야 한다.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야 하는 양의지가 쇄골 염좌로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는 타격이 어려운 만큼 나머지 중심 타자들이 조금 더 자기 몫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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