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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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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특급' 그라즈다노프, 배구 명가 삼성화재 부활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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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삼성화재 날개공격수 브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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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삼성화재의 부활을 위해 불가리아 특급 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30)가 나선다.

삼성화재는 지난 5월 두바이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하늘을 원망했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쳐 두 번째로 확률이 높았지만, 끝에서 두 번째인 6순위까지 밀렸다. 울며 겨자먹기로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한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을 지명했다. 그러나 8월 초 합류한 마테이의 몸 상태가 나빠 대체 선수가 필요해졌다.

삼성화재의 선택은 키 1m98㎝ 날개 공격수인 그로즈다노프였다. 마테이 지명 당시에도 그로즈다노프를 후보로 고려했으나, 국내 무대 경험을 높이 사 마테이를 선택했다. 다행히 한국행에 문제가 없어 빠르게 교체를 졀정했다. 그로즈다노프는 "여러 팀 코치가 관심있는 걸 알았다. 시즌 중 대체선수로 올 줄 알았는데, 빨리 오게돼 기쁘다"고 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는 시즌 개막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그로즈다노프가 합류 직후 손가락과 허리 등 잔부상이 있어 컵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전술 훈련은 2주도 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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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날개공격수 브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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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2일 열린 KB손해보험과의 V리그 데뷔전은 만점에 가까웠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그로즈다노프는 세터 이호건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였다. 4세트엔 멋진 파이프 공격(중앙후위)까지 성공시켰다. 경기 중반엔 아시아쿼터 알리 파즐리가 교체되면서 서브을 더 많이 받아야하는 부담이 커졌지만 문제 없었다. 서브득점 3개 포함 양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올렸다. 경기 막판엔 훈련량 부족 탓에 다리에 경련이 나기도 했지만,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삼성화재는 그로즈다노프와 파즐리, 김우진, 이시몬, 김정호 등 5명의 날개 공격수들을 그때그때 알맞게 기용하며 3-1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부담을 줄고,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훈련을 많이 못했는데, 예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를 하고 있다. 공격도, 리시브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로즈다노프는 "(다른 선수들이 리시브를 같이 해주면서)내가 공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괜찮은 전략인 것 같다"고 전했다.

통산 우승 8회에 빛나는 '배구 명가' 삼성화재는 2017~18시즌을 끝으로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5할대 승률(19승 17패)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로즈다노프가 활약을 이어간다면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다.

그로즈다노프는 유럽 리그에서 주로 뛰었고, 아시아는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로즈다노프는 "홈 팬들의 응원, 경기장 문화가 인상적이었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매운 음식은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음식이 정말 맛있다. 가족과 함께 쇠고기를 구워먹는 식당에도 갔다"고 웃었다.

개막을 앞두고 아내와 딸이 한국으로 오면서 안정감도 찾았다. 그로즈다노프는 "딸이 2살이다. 한국은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놀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있어 유렵보다 좋다"고 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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