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김도영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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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
올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기아(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장타율상, 득점상을 싹쓸이했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도영은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 101표 중 95표(94.06%)를 얻어 2위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3표)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김도영은 부상으로 기아 전기차(EV9)를 받게 됐다.
김도영은 프로 데뷔 3년 차인 2024시즌, 각종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41경기에 출전해 143득점(1위), 장타율 0.647(1위), 38홈런(2위), 타율 0.347(3위), 40도루(6위), 109타점(7위) 등의 성적을 냈다. 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완성했고, 143득점 또한 역대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부문별 시상에서 장타율상과 득점상을 받았는데, 이날 시상식에서 2개 이상의 타이틀을 따낸 선수는 김도영이 유일했다.
기아 타이거즈 김도영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트로피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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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최우수선수상은 김도영’이라는 말이 정설로 통했기에 김도영은 의상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수상자가 검은색 또는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는데, 김도영만이 유일하게 새하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도영은 수상 소감에서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글의 한 대목을 다시 읊었다. 그는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이 있는 날, 그런 날들이 입단하고 나서 숱하게 있었다. 그때 누군가 제게 말했다. ‘너를 믿어라.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는 너를 보고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그런 날들이 떠오르는 사람들이 지금의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시즌 자신의 활약에 100점 만점 중 몇점을 주고 싶냐는 말에는 “80점”이라고 말한 뒤 “저는 수비를 중요시하는데 20점은 수비에서 깎였다고 생각한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는 정신이 없어서 제가 이렇게 유명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성적이 괜찮게 나왔고, 기사에서 이런 선수들이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이에 보답하고자 야구장 안팎에서 더 이슈되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항상 겸손하게 야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의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의 김택연(19)이었다. 김택연은 기자단표 101표 중 93표(92.08%)를 얻어 황영묵(한화 이글스·3표), 정준재와 조병현(SSG 랜더스·2표), 곽도규(기아 타이거즈·1표) 등 다른 후보 선수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신인상은 당해 연도 신인 선수 및 당해 연도 제외 5년 이내 기록이 투수는 30회, 타자는 60타석 이내인 선수만이 받을 수 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왼쪽)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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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은퇴)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16개)을 갈아치우며 두산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올시즌 3승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김택연은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19살 답지 않은 담대한 투구를 하고 싶었다. 이런 생각이 마운드 위에서 좋은 플레이로 나왔다”며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신인왕은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받는다.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노경은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투수 홀드상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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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홀드상에는 노경은(SSG 랜더스·40)이 선정됐다. 노경은은 40대 선수 중 최초로 타이틀 홀더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시즌 77경기 8승5패 평균자책점 2.90 38홀드를 기록한 노경은은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기까지 22년이 걸렸다. 22년 만에 뒷바라지해주신 아버지께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후배들에게 큰 메시지를 주고 싶다. ‘몸은 거짓말 안한다’라는 말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제 루틴에 맞게 열심히 노력해서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두산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도루(64개)를 기록한 조수행이 생애 첫 도루상을, 정해영(기아)이 세이브상을 수상했다. 출루율 0.447을 기록한 출루왕 홍창기(엘지 트윈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출루율상을 거머쥐었다. 홈런왕은 리그 유일 40홈런 고지를 밟은 엔씨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46홈런)에게 돌아갔다.
KBO 허구연 총재(앞줄 가운데)와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도영(오른쪽에서 6번째) 등 각 부문 수상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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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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