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2위… 위성우 감독 지략 효과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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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53) 아산 우리은행 감독의 치아 중 7개는 임플란트다.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22일·부천)을 앞두고 다음 주부터 들어가는 휴식기(17일~31일)엔 몇 달 전 잇몸에 심어 놓은 고정물에 8번째 크라운을 씌운다. 위 감독은 “잇몸이 나쁜데 스트레스가 많아서 임플란트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시즌 중엔 살도 많이 빠져 벨트를 확 조여야 한다”고 했다.
위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를 거쳐 2012년 우리은행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12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 9번, 2위 3번을 했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11번 치러진 챔피언전에선 8번 우승했다. 지난 시즌에도 박지수(196cm·현 갈라타사라이)가 버틴 청주 KB를 챔피언전에서 꺾었다. 위 감독은 잘나가던 시기에도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감에 시달렸다. 더구나 이번 시즌 들어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을 하느라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 왕조’를 일궜던 멤버 중 박혜진(BNK), 나윤정(KB), 최이샘(신한은행),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심성영, 한엄지, 김예진과 아시아 쿼터인 일본 출신 스나가와 나츠키, 미야사카 모모나는 이번에 처음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다.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랐다. 전력을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위 감독은 ‘강제 리빌딩(재건)’이라는 난관 속에서도 우리은행(9승4패)을 선두 BNK에 이어 2위로 이끌고 있다. 승부처에서 작전을 적중시키는 능력은 여전하다. 6팀 사령탑 중 프로 지도자 경력이 가장 긴 그는 “제가 다른 감독들보다 좀 더 오래 하다 보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즉석에서 생각해 낸 공격 전술을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복잡하지 않게 짠다”고 했다.
코트의 지휘자는 우리은행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김단비다. 현재 평균 득점(21.69점), 리바운드(10.38개), 스틸(2.31개), 블록슛(1.85개) 1위라는 놀라운 활약으로 1-2라운드 연속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김단비 다음 가는 공격 옵션으로 올라선 이명관의 활약도 돋보인다. 하지만 위 감독은 “2등 같지 않은 2등”이라고 했다.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요즘 예측 불허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BNK와 벌인 부산 원정에선 전반까지 1점을 앞서다 후반에 무너져 19점 차 대패를 당했다. 특히 4쿼터엔 2득점에 묶였다. 그런데 사흘 뒤엔 7연승 중이던 3위 삼성생명을 2점 차로 따돌렸다. 우리은행은 11일 홈 경기에서도 고전 끝에 부천 하나은행을 48대41로 제쳤다. 슛 성공률은 우리은행이 28%, 하나은행이 25%에 그쳤다. 50점을 채우지 못한 팀이 승리한 것은 이날 우리은행이 역대 7번째였다. 위성우 감독은 “지금 우리는 다득점 하면서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면서 “온 힘을 다 짜내서라도 이겨 자신감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적생이 워낙 많아 “내가 다른 팀 감독으로 온 것 같다”던 위 감독은 고비를 넘겨가며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그건 시즌이 끝나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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