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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돈보다 기회… 일본 대신 한국 오는 메이저리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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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리거들 KBO 리그 택하는 이유

조선일보

두산 케이브, KIA 올러, 한화 플로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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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가 지난 16일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30)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1년 최대 100만달러. 올러는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에 등판한 현역 메이저리거다. MLB 통산 36경기에 출장해 23경기 선발로 나선 관록을 갖고 있다. 타자 역시 기존 소크라테스와 결별하고 현역 메이저리거 패트릭 위즈덤(33)과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 올 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75경기 8홈런 23타점 타율 0.171을 기록한 타자다.

최근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 면면에는 현역 메이저리거가 많다. LG는 좌완투수 엔스를 내보내고 요리 치리노스(31)를 데려왔다. 올 시즌 MLB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뛴 선수. 두산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23경기를 뛴 강타자 제이크 케이브(32),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29경기 등판한 콜 어빈(30)을 데려왔다. 한화가 페라자를 내보내고 영입한 에스테반 플로리얼(27)은 일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총액 85만달러에 한화를 택했다. 한국계 MLB 출신 투수 미치 화이트(27)는 100만달러 전액 보장 조건으로 SSG행을 결정했다. 키움이 데려온 투수 케니 로젠버그(29) 역시 올 시즌 LA 에인절스에서 7경기에 등판한 현역 메이저리거다.

이처럼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더 많은 연봉과 더 높은 리그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행을 거절하고 한국을 찾는 이유로 야구계 인사들은 “외국인 선수 기용 여건이 그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에는 한국을 찾는 외인 선수들이 전성기를 지나 추가 경력을 위해 찾는 것과 달리 이젠 한국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송윤혜


한국 프로야구는 구단별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제한한다. 시즌 중 교체 기회도 2번밖에 없다. 구단들은 10억원 안팎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최대한 활용하려 골몰한다. 교체 기회가 적다 보니 부진하더라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기보다 적응하길 기대하며 계속 경기에 내보낸다. 내심 한국을 발판으로 더 큰 무대(MLB)로 재도약하길 기대하는 외국인 선수 처지에선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한국에 있으면 자연히 경기 감각과 기량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NPB)에선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고 연봉도 두둑하지만 냉정하다.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가차 없이 2군행을 통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한 시즌을 2군에서 보내면 MLB 복귀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내세울 성과(성적)도 없다 보니 다른 팀을 찾기 어려워진다. 최근 일본 현지 매체들은 한화로 간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일본행을 거절한 걸 두고 “일본 외국인 선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한다.

실제 한국에서 활약한 다음 MLB로 다시 돌아가는 ‘역수출 성공’ 사례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SK에 있던 메릴 켈리나 NC 에릭 페디 등은 한국 무대 활약을 바탕으로 MLB로 금의환향한 경우다. 삼성에서 뛰었던 벤 라이블리, 두산에서 방출된 브랜드 와델, 두산에서 뛴 제러드 영 역시 미국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올 시즌 한국에서 맹활약한 KIA 네일, 롯데 반즈 등도 일단 한국에 남긴 했지만 언제든 MLB 복귀가 가능하다고 내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NC 카일 하트는 MLB 복귀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한 야구계 인사는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보다 한국을 선호하는 건 한국 투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일본 투수들 수준이 높아져 ‘투고 타저’가 지속되는 반면 한국은 ‘타고 투저’가 두드러진다. 외인 선수들은 한국 무대 성적을 내세워 MLB 구단에 보증서를 내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켈리나 페디 성공 사례를 통해 MLB 구단들은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전보다 적극적이다.

국내 구단들 스카우트 경쟁이나 한류 문화 확산으로 한국 호감도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 구단에 온 외국인 선수들은 미국 대도시에 뒤지지 않는 주거 시설이나 각종 생활 인프라, 여기에 가족들 통역 서비스 등까지 제공하는 환경에 만족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지방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이 수도권만 선호한다”면서 1년 차 외국인 선수에 대한 연봉 제한(최대 100만달러)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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