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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쪽은 비교적 명쾌하게 답이 나와 있었다. 2024년 외국인 에이스로 맹활약한 제임스 네일은 재계약 대상자였고, 남은 한 자리는 새 선수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외국인 타자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년간 팀의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또 화제로 떠올랐다. 바꾸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그냥 가자니 또 나중에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2023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KIA는 소크라테스와 동행을 선택했다. 성적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었고, 그보다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온다는 확신이나 보장도 할 수 없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바꾸는 상황에서 외국인 라인업을 싹 다 교체한다는 것도 부담이 됐다.
소크라테스는 2024년에도 시즌 초반 부진하며 자신의 루틴적 한계를 지우지 못했다. 그러다 시즌 중반 이후 살아나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기는 했다. 전형적인 상저하고 패턴에 다시 재계약을 놓고 논란이 일어났다.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은 좋았다. 140경기에 성실하게 나가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5를 기록했다. OPS만 놓고 보면 지난 2년보다 더 좋은,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홈런과 타점 역시 경력 최고였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도 타율 0.300, 1홈런, 5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 KIA는 소크라테스를 일단 보류선수명단에 넣었다. 재계약 의사가 있다는 뜻이었다. 다만 그와 별개로 ‘투트랙’ 전법을 썼다. 소크라테스를 보험으로 둔 채, 외부에서 다른 대안이 있는지를 살폈다. 소크라테스보다 더 좋은, 혹은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교체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KIA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좋은 선수를 찾았다. 1루 자원이자 메이저리그에서만 88개의 홈런을 친 현역 메이저리거 패트릭 위즈덤(33)이었다.
소크라테스를 포기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비교와 분석을 거쳤다. 올해 우승이었지만 안주하는 순간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KIA는 팀의 1루 약세를 먼저 살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급하다고 봤다. 소크라테스를 대체할 새로운 1루수를 물색하기 시작한 배경이고, 위즈덤의 영입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배경이기도 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클래식 스탯’보다는 ‘세이버매트릭스’ 성적도 유심히 봤다.
심재학 KIA 단장은 “1루 쪽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우리 팀의 순위가 (10개 구단 중) 8등 정도 될 것이다. 올해 변우혁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이우성이 주전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1루 수비를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현황을 짚으면서 “소크라테스를 놓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가 1루수와 넘길 수 있는 타자가 조금 더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위즈덤을 택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결국 이런 결론이 나다보니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소크라테스와 위즈덤과 비교에서는 구단 내부의 뜻이 위즈덤으로 쏠렸다는 게 심 단장의 설명이다. 심 단장은 “구단 내부에서는 만장일치였다”고 털어 놓으면서 “물론 소크라테스가 팀에 보여준 워크에식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아픈 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우승했다고 해서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뭔가 부족한 부분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그런 분위기들이 팀 내에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안정된 카드일 수는 있었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선수를 한번 써보자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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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팬들의 큰 사랑과 때로는 비판도 같이 받았던 소크라테스는 KIA와 작별을 고한다. 소크라테스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을 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외야수로, KIA의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로저 버나디나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 소크라테스는 2022년 시즌 초반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며 한때 퇴출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으나 중반 이후 살아나며 127경기에서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12도루를 기록하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중독성 있는 응원가로 KBO리그 내에서도 큰 화제가 모은 인기 스타였다.
소크라테스는 2023년 142경기에서 타율이 0.285로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20개의 홈런과 96타점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골인했다. 올해까지 KBO리그 3년간 409경기에서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487안타, OPS 0.843의 기록을 남기고 한국을 떠난다. 성적과 별개로 항상 성실했고,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다. 팬들을 답답하게 한 시간도 있었지만 환호를 받은 시간이 더 길었고, 비교적 성공적이었던 외국인 타자로 기억될 전망이다. KIA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크라테스의 보류권도 풀었고, 추후 상황에 따라 KBO리그와 다시 인연이 있을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를 대신해 KIA 유니폼을 입은 패트릭 위즈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KIA는 26일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Patrick Wisdom, 우투우타, 1991년생)과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면서 “패트릭 위즈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무리에타 출신으로 신장 188cm, 체중 99kg의 체격을 지녔으며,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7시즌 동안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위즈덤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272만5000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현역 메이저리거다. KIA는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보장하며 위즈덤의 사인을 받아냈다.
KIA는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2021~2023 세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한 시즌 최다 28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한 선수이다. 장타력과 더불어 평균 이상급의 주루 스피드와 준수한 송구 능력도 갖추었다”고 기대를 걸었다. 실제 위즈덤은 시카고 컵스 소속이었던 2021년 106경기에서 28홈런, 2022년에는 134경기에서 25홈런, 2023년에는 97경기에서 23홈런을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 중이다.
KIA 관계자는 “위즈덤은 1루, 3루와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선수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높은 선수이다”면서, “중심타선에서 팀 장타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IA에서는 1루를 소화할 전망이다. 심재학 단장은 “위즈덤은 워크에식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로 알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대화를 많이 해서 뭔가를 알려주려고 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더라”면서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도 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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