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배경에는 손흥민의 슈팅 코스를 팀 동료에게 알려준 황희찬의 꾀가 숨어있었다.
황희찬이 알려준 방향대로 몸을 날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골키퍼 조세 사는 손흥민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무려 약 5년 만에 페널티킥을 실축하게 됐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과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프턴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2-2로 비겼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경기였다. 전반 7분만에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었고, 5분 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골이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토트넘 윙어 브레넌 존슨이 역전골을 터뜨려 토트넘이 승리하는 듯했으나 후반 막판 울버햄프턴 스트라이커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재동점골을 넣어 2-2로 경기 종료됐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최근 6경기에서 1승 1무 4패의 부진에 빠졌다. 반면, 울버햄튼은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를 달리며 강등권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날 황희찬 뿐만 아니라 손흥민도 득점할 기회가 있었다. 전반 42분 존슨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를 실축하면서 코리안더비에서 한국인 선수 2명이 모두 골을 넣는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처리하기 위해 키커로 나섰다. 그러나 손흥민의 킥은 상대 골키퍼 조세 사에게 완전히 간파당하고 말았다. 오른발 슈팅을 왼쪽 낮은 곳으로 찼는데 사가 보란 듯이 쳐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쥐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페널티킥 당시 황희찬의 숨겨진 공헌이 드러났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숨을 고르는 동안 하프라인 부근에 있던 황희찬이 조세 사 골키퍼에게 왼쪽으로 뛰라는 손짓을 보냈다. 토트넘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이를 보고 황희찬을 제지했으나 황희찬은 계속 팔을 크게 휘둘렀고, 이를 본 사는 키커 기준 왼쪽으로 몸을 날려 손흥민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냈다.
페널티킥 선방으로 무승부를 이끈 사는 경기 후 황희찬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개를 떨군 손흥민은 이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19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은 과거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뛸 때로 토트넘 이적 직전이던 2015년 구자철(당시 마인츠)의 페널티킥을 막기 위해 골키퍼에게 손짓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손흥민은 키커 기준 오른쪽으로 뛰라고 손짓했고,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뛰었지만 구자철이 반대편으로 차 성공했다. 구자철은 손흥민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넣었다. 다만 승리는 레버쿠젠이 가져갔다.
과거 구자철의 페널티킥을 막는 데 실패했던 손흥민은 이번엔 후배 황희찬에게 당하며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건 2020년 2월 애스턴 빌라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후 10회 연속 페널티킥을 성공했던 손흥민은 황희찬 앞에서 11번째 도전에 실패해 고개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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