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3 (금)

“국적 일본으로 바꿨다” 장훈 “한국은 은혜도, 의리도 잊어버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장훈 씨가 국적을 일본으로 바꿨다고 직접 밝혔다. 사진은 BS12의 프로그램 ‘鶴ちゃんとサワコちゃん…’에 출연했을 때 모습. 프로그램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日 산케이신문 인터뷰, 왜곡된 역사 인식도 드러나

[OSEN=백종인 객원기자] 재일동포 야구인 장훈(84) 씨가 "국적을 바꿔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공언했다.

일본에서는 하리모토 이사오(張本勳)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장훈 씨는 29일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처음 하는 얘기”라고 전제한 뒤 “몇 년 전에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라고 밝혔다.

평생 한국인임을 숨기지 않고 활동했던 그의 돌연한 국적 변경의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때 (한국의) 한 정권이 재일(한국인)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 자기가 원해서 간 사람들이라든지, 다른 나라에 가서 잘 살고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치부했다)”라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징집됐거나, 못 먹어서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적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 당연히 부모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동포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보도한 산케이신문은 대표적인 극우 매체로 분류된다.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상당히 색깔이 짙은 장훈 씨의 발언들이 곳곳에서 부각된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한국과 일본의 양국 간에 다리 역할을 했다. 또 재일 한국인 사회의 발전에 공헌했다는 점을 인정해 줬다”면서도 “하지만 몇 년 전에 한국 야구계의 발전에 대한 공적으로 표창을 하겠다고 관계자가 찾아왔는데, 이를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20년 넘게 (KBO 총재) 특별보좌역을 하면서 프로 리그를 만들었지만, 한국시리즈나 올스타전 같은 행사에 한 번도 초청된 적이 없었다”면서 “그 나라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어버린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OSEN

이달 초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 90주년 행사에 참석한 장훈(오른쪽)과 오 사다하루.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 홈페이지


그렇다고 장훈 씨가 대한민국 정부의 상훈 대상에서 완전히 소외된 것은 아니다. 체육훈장 맹호장(1980년)과 국민훈장 무궁화장(2007년) 등 2개의 훈장을 받았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에 수훈한 무궁화장은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이듬해 도쿄에서는 주일 대사를 비롯해 나가시마 시게오, 오사다하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축하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장훈 씨는 이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두 나라 사이에는 역사적인 점도 있고, 차별도 있었다. 간토 대지진 때는 방화를 했다거나, 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해 많은 조선인들이 희생됐다. 일본인들은 그걸 잊으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진 대목에서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한반도는 일본에 지배됐다.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도 도움이 됐다”면서 “전기불이 켜졌을 때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큰 도로와 학교도 만들어줬다. 한일이 협력하면서 한국은 엄청나게 발전해 근대국가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또 KBO리그 창설 당시를 설명하며 “이용일, 이호헌과 셋이서 원안을 짜서 만들었다. 초대 커미셔너(총재) 후보 10명의 명단을 만들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도 면담했다”면서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은 서종철 씨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서 씨는 대통령의 군대 시절 상관이었다. 경남 양산 출생으로 미야자키 상고를 졸업하고 학도병으로 나간 일본군 소위 출신이다. 한국에서는 육군 대장까지 지냈다”라고 한 뒤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OSEN

지난 6월 도쿄돔에서 시구자로 참석한 장훈 씨의 모습. 닛폰 TV 야구 중계방송 공식 유튜브 채널 ‘DRAMATIC BASEBALL 2024’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goorada@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