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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후니하니’의 반등, 그리고 영건들의 연봉 점프… SSG 육성, 더디지만 앞으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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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SSG의 연봉 협상 결과는 온통 베테랑 선수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된 적이 많았다. 연봉 협상에서 구단이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어린 선수들의 ‘점프 사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구단을 힘들게 했던 ‘육성 암흑기’는 연봉 협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유망주라고 해도 5000만 원의 벽을 넘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억대 연봉 진입은 정말 몇 년을 두고 나타나곤 했다.

6일 발표된 SSG의 2025년 시즌 선수단 연봉 재계약 완료 보도 자료는 예전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베테랑 선수들의 이름이 거의 빠졌고, 20대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상당수 베테랑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나 비FA 다년 계약에 묶인 것도 있겠지만, 2024년 젊은 선수들이 나름대로 성장하며 팀의 육성이 더디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SSG는 “SSG랜더스(대표이사 김재섭 이하 SSG)는 2025시즌 재계약 대상자 45명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전체적인 인상률이 제한된 가운데, 일부 젊은 선수들이 2024년 활약을 인정받아 연봉 협상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몇몇 선수들의 협상이 끝나지 않아 발표를 못하고 있었으나 근래 협상이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되면서 두산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2025년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선수들은 팀 야수 세대교체의 주역이자 뼈대인 주전 유격수 박성한(27)과 주전 중견수 최지훈(28)이다. SSG의 센터라인에 차례로 자리를 잡으며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를 받는 두 선수는 다소 부진했던 2023년 성적에서 반등하면서 나란히 연봉이 올랐다.

지난해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하며 ‘3할 유격수’의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박성한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연봉 3억 원에서 7000만 원(23.3%)이 오른 3억7000만 원에 계약했다. 박성한은 지난해 맹활약을 펼치며 시즌 뒤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했고,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의 결정적인 3루타 등 여러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며 ‘국가대표 유격수’로 공인됐다.

박성한의 연봉은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21년 이후 급격하게 올랐다. 유망주 딱지가 붙어 있었던 2020년까지는 리그 최저 연봉 수준이었고, 2021년에도 3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 팀의 주전 유격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며 한 방에 억대 연봉자(1억4000만 원)가 됐고, 2023년 2억7000만 원을 거쳐 2024년 3억 원 고지를 밟았다.

사실 2023년 성적이 예년보다 썩 좋지는 않았기에 2024년 연봉 인상 폭은 제한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하며 3억7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3년 부진으로 지난해 연봉이 깎이는 설움을 맛본 최지훈도 다시 3억 원대 연봉자로 복귀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0년부터 주전급 선수로 뛰며 팀 외야의 미래로 평가받은 최지훈은 2021년부터 팀 주전 중견수로 꾸준히 뛰었다. 연봉도 2020년 신인 최저 연봉(2700만 원)에서 2021년 8000만 원, 2022년 1억5000만 원, 2023년에는 3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117경기에서 타율 0.268에 머물면서 성적이 하락됐고, 2024년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생애 첫 삭감의 쓴맛을 봤다. 그러나 2024년 125경기에서 타율 0.275, 11홈런을 기록하는 등 공격 성적이 반등했고, 수비 또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5000만 원이 오른 3억 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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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는 조병현(23)이 단연 돋보였다. 유망주로 평가 받았으나 1군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기에 조병현의 2024년 연봉은 여전히 리그 최저 연봉(3000만 원)이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76경기에서 73이닝을 던지며 4승6패12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호성적을 거두며 팀 마운드의 샛별로 떠올랐다.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인 조병현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조병현은 기존 연봉 3000만 원에서 무려 350%가 인상된 1억3500만 원에 2025년도 연봉 계약을 마쳤다. 개인 첫 억대 연봉 진입이고, 2025년 SSG 재계약 대상자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선수에게나, 팀에나 기분 좋은 협상임에 분명했다. 역대 구단 최고 인상률은 2020년 하재훈으로 당시 27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무려 455.6%가 올랐다.

한편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주전 1루수로 낙점, 시행착오를 겪는 와중에서도 장타력을 보여준 우타 내야수 고명준(23) 또한 연봉이 제법 올랐다. 고명준은 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 탓에 10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11개의 홈런과 45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명준 또한 2024년 리그 최저 연봉(3000만 원)을 받는 선수였으나 5000만 원(166.7%)이 오른 8000만 원에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구멍이 숭숭 뚫린 팀 좌완 불펜진에서 고군분투한 한두솔(28)의 연봉도 역시 올랐다. 한두솔은 시즌 69경기에서 59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했다. 전년도 연봉 3200만 원에서 4800만 원(150%)이 오른 8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마쳤다.

성적과 별개로 팬들을 설레게 한 루키 선수들의 연봉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 신인 선수로 팀 1군 전력에 안착한 박지환(20)과 정준재(22) 또한 꽤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구단의 기대치를 증명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정준재는 뛰어난 콘택트 능력, 선구안, 커트 능력, 빠른 발을 모두 보여줬다. 88경기에서 타율 0.307, 16도루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봉 3000만 원에서 4500만 원(150%)이 오른 7500만 원에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2024년 드래프트 팀의 1라운드 지명자로 지난해 전반기 리그 최고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루키 중 하나인 박지환도 3200만 원(106.7%)이 오른 62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또한 오원석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민은 2024년 5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120%가 올랐다.

다만 팀이 6위에 그치면서 전반적으로 협상에 훈풍이 분 것은 아니었다. 애매한 성적이었던 만큼 애매하게 오르고, 애매하게 깎였다는 평가다. 재계약 대상자 중 억대 금액이 깎인 선수는 없지만, 그래도 10명의 선수가 삭감 통보를 받았다. 선수들은 전년도 금액과 큰 변화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성적이 없는 연봉 인상 파티는 없다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한편 SSG는 2025년 선수단 구성의 기본 틀을 완성했다. SSG는 2024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정과 노경은을 모두 잔류시켰다. 최정과는 4년 총액 110억 원을 모두 보장하는 파격적인 계약으로 예우했고, 노경은도 2+1년 총액 25억 원에 계약하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했다. 그리고 연봉 계약 또한 모두 마무리하면서 2025년 팀 연봉 규모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2025년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상한액은 137억1165만 원인데, SSG의 팀 연봉은 여기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됐다. 다만 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 외부 영입은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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