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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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와의 홈 경기가 끝난 뒤 "올 시즌까지만 뛰고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독보적인 스타플레이어 김연경의 깜짝 은퇴 선언에 배구 관계자들과 배구팬들은 충격과 아쉬움에 휩싸였다. 흥국생명이 바로 다음 경기를 치른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 종합체육관에는 만원 관중(3945명)이 몰려들었다.
이날 홈팀인 IBK기업은행은 경기 종료 후 김연경에게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은퇴 기념 액자를 선물했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과 기업은행 선수들도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전설' 김연경의 마지막 화성 경기를 아쉬워했다. 다른 구단들도 이 소식을 접한 뒤 김연경의 '미니 은퇴식' 이벤트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단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합의했다. IBK기업은행이 자연스럽게 은퇴 투어의 스타트를 끊은 모양새다.
지난 16일 IBK기업은행과의 마지막 화성 경기에서 김호철 감독(왼쪽)에게 기념품을 전달받는 김연경.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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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투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 시작됐다. 은퇴를 예고한 선수가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동안, 모든 원정지의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행사다. 아무 선수에게나 주어지는 영예는 아니다. MLB에서도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칼 립켄 주니어 등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레전드 선수에게만 허락됐다.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에선 2017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2022년 이대호만 공식적으로 은퇴 투어를 했다. 다른 종목에선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았는데, 김연경이 마침내 V리그에 첫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김연경은 팬들을 향해 "아직 (나의 경기를 볼)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 오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중 3경기는 흥국생명의 홈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원정은 21일 현대건설전(수원체육관), 3월 1일 정관장전(대전 충무체육관), 11일 페퍼저축은행전(광주 페퍼스타디움), 20일 GS칼텍스전(서울 장충체육관) 등 총 4경기다. 은퇴 투어의 다음 타자인 현대건설은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선물하기 위해 심사숙고 중이라는 후문이다.
지난 16일 IBK기업은행과의 마지막 화성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기념 액자를 전달받는 김연경(오른쪽).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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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한국 배구가 낳은 최고 스타다. 2005~2006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뒤 첫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휩쓸며 단숨에 리그를 평정했다. 2009년엔 한국 배구 선수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일본·튀르키예·중국 등 더 큰 리그를 누볐다. V리그에선 흥국생명 한 팀에서만 뛰면서 정규리그 MVP 6회 수상, 라운드 MVP 13회 수상 등의 역대 최다 기록을 남겼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2005년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올림픽 4강 신화를 두 차례 이끌면서 총 4981득점(271경기)을 쌓아올렸다. 지난해 6월 이례적으로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렸을 정도다. 아리 그라사 국제배구연맹(FIVB) 회장은 "김연경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선수와 팬들에게 영감을 준 롤 모델이자 역사상 최고의 배구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프로배구 전 구단이 함께 은퇴를 기념할 만한 위업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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