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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생각 없었는데” 1005일 만의 승리와 마주한 김종수, 끝내 눈시울 붉혔다…“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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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생각이 없었는데…(스스로에게)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이야기하고 싶다.”

힘든 과정 끝에 1005일 만의 승리를 거둔 김종수(한화 이글스)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에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연승을 질주함과 동시에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한화는 3승 4패를 기록했다.

29일 만난 김종수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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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KIA전에서 100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김종수.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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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한화가 3-4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성범에게는 볼넷을 범했지만, 최형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8회초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패트릭 위즈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우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이끌었다. 이어 한준수는 1루수 땅볼로 묶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1.2이닝 2사사구 무실점.

8회말 들어 한화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근 복통에 시달리던 안치홍이 대타로 나서 2타점 역전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김서현이 9회초 등판했고, 볼넷 한 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1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으며 김종수에게는 구원승이 주어졌다. 김종수가 승리를 챙긴 것은 지난 2022년 6월 28일 대전 SSG랜더스전(0.1이닝 무실점) 이후 1005일 만이다.

29일 대전 KIA전에서 결승타를 친 안치홍.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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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김종수가 팬들에게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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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팬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만난 김종수는 “아직 안 울었다. 울 생각이 없었는데, 팬 분들이 ‘울지마’라고 하셨다. (감정이) 괜히…”라며 “오늘 사실 결과가 좋았지 과정이 좋았던 투구는 아니었다. 수비진에 너무 고맙다. 저의 기운이 좋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병살이 되는 것도 타구 스피드가 있어야 된다. 야수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불펜 투수가 한 경기에 2개의 병살을 이끄는 것은 쉽지 않다. 저는 병살을 의도하고 투구를 한 적이 없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종수는 “(안치홍 형이 결승타를 친 순간) ‘이게 된다고’, ‘너무 빠른데’라는 생각을 했다. (안)치홍이 형이 몸도 안 좋은데, 베테랑들은 다르다 생각했다. 너무 고마웠다. (김)서현이가 점수 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긴 재활의 시간을 이겨내고 돌아온 김종수.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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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중, 울산공고 출신 김종수는 우여곡절이 많은 우완투수다. 2013년 8라운드 전체 74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아 2022시즌까지 193경기(177.2이닝)에서 7승 6패 2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5.12를 올렸지만, 꾸준히 부상에 시달렸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이 시작이었다. 이어 2017년에는 팔꿈치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과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으며, 2023년에는 뼛조각 제거를 위해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2023년 수술을 받은 뒤에는 기나긴 재활의 시간이 기다렸지만, 김종수는 포기하지 않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썼다. 그 결과 이날 값진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김종수는 “정말 의미있다. 이런 순간들을 상상하고 힘든 시간들을 버텨왔다. 진짜 뜻 깊은 것 같다”며 “당연히 팀이 이겨 좋지만 제가 그 순간들을 견뎌낸 것이 스쳐가는 것 같다. 김재민 트레이닝 코치님께 가장 감사하다. 여러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데, 누구 하나 손꼽을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분들이 많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종수는 힘든 재활의 시간을 견뎌냈고, 결국 소중한 승리와 마주했다.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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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모든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그렇지만, 불확실한 미래가 (가장 힘들었다). 다시 설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저를 제일 힘들게 했다. 던지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인데 팔이 아팠다. 그 부분이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통증이 심해 한 때는 팔 각도를 낮춰 던지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김종수는 “그냥 던지면 너무 아팠다. 스스로에게 한 게임이라도 납득할 수 있는 투구를 하고 야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사이드로 던지면 조금은 세게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2주 정도 던졌다. 마음을 내려놨는데, 점점 팔이 괜찮아졌다. 저도 팔이 조금씩 올라오니 욕심이 났고, 다시 정상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스스로에게)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이야기하고 싶다.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언제든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살 것”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김종수는 앞으로도 마운드에서 당당하게 공을 뿌릴 예정이다.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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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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