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라렌(부산 KCC) 캐디 라렌이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남자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골 밑에서 공을 지켜내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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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하루 앞둔 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훈련 중 만난 전창진 감독은 코트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뒤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4일은 그가 이끄는 부산 케이씨씨(KCC)가 시즌 마지막으로 안방에서 팬들과 만나는 날이다. 6일 원주 디비(DB), 8일 수원 케이티(KT)와 맞대결이 남았지만, 모두 원정이다. 지난해 10월19일 안방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부산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전창진 감독은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안방 경기에서는 반드시 웃어야 한다”고 했다.
그 간절함이 4일 사직체육관을 휘감았지만,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2% 부족했던 걸까. 케이씨씨가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남자프로농구(KBL)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후반 뒷심 부족으로 83-91로 졌다. 2일 안방에서 고양 소노에 98-85로 승리를 거두고 분위기가 좋았는데, 4일 경기에서 패하면서 마지막 안방 두 경기에서 모두 웃지는 못했다.
부산 케이씨씨(KCC) 선수들이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24~2025 남자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경기에 앞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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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날은 최준용, 송교창, 허웅이 빠진 상태에서 팀을 이끌어 온 이승현, 정창영, 이호현마저 몸이 안 좋았는 데도, 다들 한마음으로 힘을 냈다. 1쿼터부터 21-12, 9점 차로 앞서 나갔다. 2쿼터에서 50-32로 점수 차를 18점으로 크게 벌렸다. 하지만 3쿼터부터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삼성이 29득점 하는 동안 12득점에 그치면서 62-61, 1점 차로 추격당했다. 결국 4쿼터 1분24초 삼성 저스틴 구탕의 3점포로 점수는 67-64로 역전됐다. 이후 삼성이 주도권을 가졌고 케이씨씨는 계속 끌려갔다.
디펜딩 챔피언인 케이씨씨는 이번 시즌 2연패 그림을 그렸지만, 시작부터 많은 것이 어긋났다.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가 시즌 시작 직전에 부상으로 돌아간 뒤부터 감독의 계획이 하나둘 어그러졌다. 최준용(17경기 출전)과 송교창(8경기 출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팀은 제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주축 선수가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3연승을 달리며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 2일 소노전도 그랬다. 4일 경기는 놓쳤지만 선수들의 투지는 좋았다. 주장 정창영은 경기 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전창진 감독은 “시즌을 돌아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안방에서 승률이 안 높은 것이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게 고맙다”고 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전창진 감독의 안방 두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부산/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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