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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이철우 경북지사 또다시 "윤석열 각하"... 이승만 박정희 반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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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에도 '尹 각하' 언급했다가 지워

이철우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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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르자는 황당 주장을 폈다가 철회했던 이철우 경북지사가 18일 또다시 윤 대통령을 각하로 불렀다. 각하는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을 누렸던 시절에 대통령을 높여 부르던 용어로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자취를 감춘 표현이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자신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올린 뒤 그 위에 “각하 보고 싶다”는 문구를 써넣었다. 윤 대통령을 제왕적 존재인 각하(閣下)로 추어올리며, 동시에 탄핵 심판에서 각하(却下) 결정이 나와야 한다는 중의적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재임 당시 각하로 불렸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흑백 사진을 배치했다. 12·3 불법 계엄 사태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윤 대통령을 국부(國父) 이 전 대통령과, 근대화 상징인 박 전 대통령 반열로 끌어올린 셈이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엄중한 시기에 탄핵이 각하되도록, 뜻은 달라도 음이 같은 윤 대통령 각하라고 부르는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곧바로 해당 글을 삭제해 윤 대통령 각하 호칭이 시대착오적 아첨 논란을 낳을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얼마 전에는 “비상계엄은 자유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는 한 보수 인사의 말을 인용했다.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구속취소로 석방되자 “엄동설한에 52일간 고초를 겪으시고 나오시면서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나는 진한 감동이 몰려온다”며 “탄핵도 기각되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개헌, 정치개혁, 반국가세력 척결 등 ‘윤석열 대통령 2.0’을 온 국민이 열어가기를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이 지사는 경북지사 연임에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3선 의원 등을 지냈다. 그는 조기 대선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출마할 뜻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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