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1999년 이래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
11월 폭설·입춘한파 이어 이례적 현상 이어져
"북극온난화로 찬 공기 점점 많이 밀려내려와"
해수면 온도 상승도 원인···강력 눈구름 생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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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돌풍을 동반한 눈이 쏟아지며 대설특보가 내려진 18일, 뜬금없는 강추위의 원인으로 북극발 찬 공기가 지목됐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해수면이 따뜻해지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밀려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기상학자들은 이처럼 돌발적이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앞으로 점점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대설특보는 서울의 경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발령됐다. 시간당 1~3㎝의 강한 눈이 내리거나 천둥·번개가 치고 돌풍이 분다든지 싸락 우박이 떨어지는 곳도 있었다.
기상청은 폭설의 원인으로 서해상에서 발달한 ‘극저기압’을 지목했다. 극저기압은 극지방의 찬 공기가 비교적 따뜻한 바다 위로 유입될 때 발생한다. 기상청은 “우랄산맥 쪽 기압능(상대적 고기압)의 영향으로 영하 40도 안팎의 북극 공기 덩어리가 수온이 10도 안팎인 서해 위로 불어들면서 극저기압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한 강력한 눈구름대가 만들어지며 3월 중순에 눈 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유라시아 대륙 기온이 상승해 공기가 팽창한 결과 반대급부로 북극 찬 공기가 우리나라에 더욱 강하게 밀려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우리나라 북쪽에서 불어든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며 눈구름을 생성한 결과 전국 곳곳에 10㎝ 이상의 눈이 쌓인 바 있다. 당시 기상청은 평년보다 약 2도 높은 해수면 온도가 폭설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올해 입춘에 나타난 뒷북 한파 역시 북극 해빙 면적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초 북극과 중위도 간의 기온 차이가 줄어든 결과 ‘우랄 블로킹’이 발달했고 우리나라로 찬 북풍이 지속 유입되며 2월 3일부터 약 일주일 이상 한파가 지속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진단이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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