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인질 기아 사진과 함께 스스로 무덤파는 모습까지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7 테러 당시 음악 축제에 참가한 올해 21세·24세 남성

    인질의 형 “하마스, 생체 기아 실험에 인질 이용하는 잔학행위”

    뉴시스

    [가자시티=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에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을 위한 천막촌이 늘어서 있다. 2025.08.0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끌고 간 인질이 터널에서 스스로가 묻힐 무덤을 파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인질로 잡혀간 올해 24살의 에비 아타르 다비드는 얼굴이 창백하고 야윈 가운데 좁은 지하 터널에서 자신의 무덤을 파는 모습이 촬영됐다.

    터널 속 다비드와 브라슬라브스키 영상 공개

    다비드와 또 다른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21)는 영상에서 수척하고 허약한 모습으로 나타나 석방을 간청하며 죽음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들의 곤경을 외면했다고 비난한다.

    데이비드와 브라슬라브스키는 2023년 10월 7일 노바 음악 축제에서 포로로 잡혔다.

    하마스의 동맹인 ‘이슬람 지하드’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첫 번째 영상에는 뼈만 앙상한 브라슬라브스키가 훌쩍거리며 풀려나지 않으면 곧 굶어 죽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스스로 설 수 없다고 말했고 바닥에 놓인 매트리스 위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하마스는 1일 다비드의 티저 영상에 이어 2일 전체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시멘트 터널 벽에 고정된 달력에 매일 무엇을 먹는지 기록했다. 대부분 콩이나 렌즈콩만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날들이다.

    다비드가 모래 터널에 구멍을 파면서 삽을 잡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있다.

    그는 땅을 파기 시작하며 “이게 내가 묻힐 무덤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영상은 시계가 똑딱거리는 모습과 히브리어, 아랍어, 영어로 “휴전만이 그들을 살아서 되살릴 수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맺는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약 20명의 남성 인질이 아직 생존해 있고 하마스가 추가로 30구의 시신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마스, 인질 공개로 인한 분노 이용”

    하마스는 지난주 이스라엘과의 일시 휴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이 영상을 공개했다.

    가자지구의 기아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서방 동맹국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약속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영상들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다비드의 영상이 공개된 뒤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협상해 남은 인질들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보도했다.

    브라슬라브스키의 아버지 오피르는 2일 밤 텔아비브에서 인질을 위한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네타냐후에게 “전쟁을 끝내고 모든 사람을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틀 전에 아들을 봤는데, 알아보지 못했다. 내 아들은 빵이 필요하고, 물이 필요하고, 아프고, 몸도 망가지고, 마음도 산산조각 났다”며 “총리님께 말씀드리는데 (전쟁은) 그만!”이라고 절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들이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영상을 자주 공개해 왔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를 심리적 테러로 규정했다.

    이스라엘 군사 정보부의 전 팔레스타인 문제 책임자 마이클 밀슈타인은 하마스가 굶주리는 인질들의 영상을 공개해 이로인한 이스라엘 내부와 국제 사회의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인질 공개 후 자세 전환…아직 먼 협상

    이스라엘 관리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의 지난달 31일 회동 이후 포괄적인 합의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 종식,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 비무장화, 그리고 모든 인질 석방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전쟁 종식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시적인 합의만을 고집했던 이스라엘의 기존 협상 입장과는 정반대라고 WSJ은 전했다.

    하마스는 2일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될 때까지 이스라엘의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포로들의 굶주림에 대한 책임을 이스라엘에게 돌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마스 요원들은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질들을 의도적으로 굶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비드와 같은 터널에 억류되었던 두 명의 전 인질은 영상 촬영 장소 뒤편의 철문을 통해 인질들이 음식을 먹는 냄새를 종종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비드의 현은 “하마스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하고 계획적인 잔혹 행위 중 하나인 ‘생체 기아 실험’에 인질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그들은 다비드를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굶기며 고통을 자신들의 타락한 선전을 위한 왜곡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