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침 없는 선명한 리더십이 극우는 아냐
자살골만 넣는 분들과 같이 갈 이유 없어
강성 지지층도 李정부 비판에 힘 합쳐야
여의도연구원도 혁신해야 정책 기능 회복
당선땐 시스템공천 강화·지선준비단 출범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장동혁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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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예요.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은 당장 비판이 있고 마이너스가 될지 몰라도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분명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면 안 됩니다. 그건 유연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죠.”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에 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본경선 진출이 확정된 장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다. 전당대회 국면에선 강성 우파 스피커 전한길씨와 함께 국회 토론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 의향을 밝혀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등으로부터 비판받았다. 반탄(탄핵 반대) 진영에서 김문수 후보보다 더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선명하고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극우는 아니다. 저는 치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전씨를 포함한 강성 지지층도 대여 투쟁의 한 축으로 활용하는 일종의 ‘더 넓은 운동장’을 주장했다. 다만 자신을 극우라 비판한 이들을 향해선 “계속 자살골만 넣으려고하는 분들과 같이 운동장을 써서 뭐 하나”라며 “(당대표가 된다면) 그분들이 당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대선에서 41%로 졌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과반을 주지 않은 건 ‘제대로 견제하라’는 것”이라며 “하나로 뭉쳐서 민주당과 제대로 싸워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당이 어렵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바꿔야 하고, 지금 바꾸지 않으면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 이번 당대표의 조건을 따진다면 우선 당을 바꿀 수 있는 확실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내년 지방선거를 누가 이끌어야 우리 당한테 가장 좋은 결과가 올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세 번째로 미래가 없는 당은 민심을 얻기 어렵다. 국민의힘에 미래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출마했다.
-장동혁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가장 선명하지 않나. 왜 대선 때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41%의 지지자들이 떠나서 17~18%밖에 남아있지 않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 부분에 있어 당원들의 목소리를 가장 선명하고 분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비상계엄 전에도, 특히 이후에 당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웠다.
-김문수 후보와 함께 ‘반탄’ 주자로 분류된다.
▶비슷한 점이 있지만 ‘과거를 선택할 것이냐, 미래를 선택할 것이냐’다. 또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당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비판에 직면하더라도 ‘선명하게 답을 하고 가고 있느냐’다. 두 지점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선명한 입장을 내면 비판 받을 걸 제가 모르겠나. 그럼에도 저는 당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다.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은 당장 비판이 있고 마이너스가 될지 몰라도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분명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면 안 된다. 그건 유연함이 아니라 비겁함이다.
누군가를 ‘잘못됐다’고 비판하면 나중에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서 똑같이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고 있지 않다. 그건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 잠시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편한 선택이다.
-극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명하고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극우는 아니다. 저는 치우치지 않았다. 제가 여태껏 밝혀 온 것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한쪽에 치우쳤던 적도 없고, 논리적으로 특별히 문제가 됐던 적도 없다. 이전의 입장과 바뀐 것도 없다.
이번 전당대회는 ‘정치인 장동혁’으로 홀로 서서 시작하는 첫 무대다.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어떤 신념과 철학,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인가를 분명하게 자리매김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판받을 걸 알고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겠다.
-전한길씨를 포용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당대표가 되시면 전씨와 같은 강성 지지층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
▶민주당은 김어준과 잘 간다. 개딸들과도 잘 간다. 그분들은 중도에서 많이 벗어난 분들이다. 그분들이 주장하는 걸 민주당이 다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밖에서 나름대로 싸우도록 놔둔다. 상대방과 싸울 때는 다 같이 힘을 합쳐 싸운다.
우리는 조금 다른 생각이나 주장을 하는 분들에게 ‘나가라’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한다. 당이 공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만 수용하면서, 그분들은 나름의 주장을 당 밖에서 하도록 두는 게 왜 문제인가. 민주당은 ‘왜 한쪽에 치우쳤냐’고 공격을 받으면 반응하지 않는다. 대신 당원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언론이나 상대방이 비판하면 곧바로 엎드려서 포기하고 절연한다. 그래서 우리가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거다.
부정선거가 문제라면 저는 그분들을 설득할 거다. 부정선거를 밝히는데 당력을 다 쏟을 순 없으니, 밖에서 싸울 수 있는 만큼만 싸우고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관세 협상과 인사 참사, 반기업 등을 비판해야 하니 힘을 합치자고 할 거다. 대신 사전투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음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원천 해결하겠다고 하겠다.
-전씨에 대한 당의 징계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거라면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 외부 공격과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잠깐의 편한 선택이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 당원도 많다. 당신(전씨)은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니까 책임지고 징계받으라고 해야 하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여당과 싸울 때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서 같이 힘을 모으자는 게 맞는다는 거다.
-운동장을 더 넓게 쓰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극우라 비판했던 이들에게는 ‘내가 당대표가 된다면 당을 나가라’고 했었다.
▶상대의 골대를 향해서 같이 뛰는 사람들과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하지 않겠나. 계속 자살골만 넣으려고 하는 분들과 같이 운동장을 써서 뭐 하나. 결국 저는 극우가 아니란 거다. 당대표가 되려면 적어도 50% 이상의 당원 지지를 받아야 한다.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저를 지지한 분들은 다 극우인가. 우리는 극우 정당인가. 그렇다면 (비판한) 그분들이 당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앞서 윤 전 대통령 면회 의향을 밝혔다.
▶우리가 사과하고 절연해야 할 건 사람이 아닌, 그 사람과 관련된 행위나 사건이다. 그분은 우리 당이 만든 전직 대통령이고,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만약 그런 것이 지켜지지 않는데 절연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라면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이니 그건 (사법기관의) 판단에 맡기고, 저는 인간적인 예는 갖추겠다는 거다. 저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다. 예를 갖춘다고 갑자기 계엄 옹호로 바뀌는 게 아니다.
-차기 당대표의 과제는 지지율 회복과 지방선거 승리다.
▶대선에서 41%로 졌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과반을 주지 않은 건 ‘제대로 견제하라’는 것 아닌가. 정말로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계엄과 탄핵 이후에 41%를 얻었다는 거다. 왜 자꾸 과거에 얽매여서 이 41%의 지지자들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는 건가. 그걸 회복하는 게 첫 번째인데 그러려면 하나로 뭉쳐서 민주당과 제대로 싸워야 한다. 그리고 정책 대안을 갖고 싸워야 한다. 여의도연구원도 혁신해야 하고, 정책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 강구해야 한다.
열심히 싸운 분들은 다음 공천에서 이익으로, 싸우지 않으면 불이익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러려면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도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했지만 충분한 재료가 없었다. 그 재료를 지금부터 만들고, 당대표가 되자마자 내년 지방선거 준비 기획단을 발족시킬 거다.
-재료에는 인재 양성도 포함되나.
▶열심히 싸운 분들의 활동을 객관적 데이터로 축적하고, 그것과 더불어 있어야 하는 게 인재 발굴·양성 시스템이다. 민주당은 공천 때 ‘처음 듣는 이름인데’ 생각하고 잘 보면 청년 때부터 입당해서 청년학교도 다니고, 지역 시당에서 대변인 하면서 15~20년 열심히 해 왔던 분들이다. 그래서 들어오면 제대로 잘 싸우고, 가치관과 노선이 확실해서 내부 총질을 안 한다.
-정청래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태껏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정치를 해 오셨을 뿐 아니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데 있어 법사위원장으로 최일선에서 역할을 한 분이다. 결국 협상을 하려면 힘이 비슷해야 하는데, 우린 107석이다. 여기에 민심을 얹어야만 한다. 김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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