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보 내각, 계획 승인
군 수뇌부 “인질 더 위험해질 것”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전쟁 종식 촉구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히브리어로 '굶주림에 반대한다'고 적힌 가자지구의 아기 사진을 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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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의 북부 도심 지역을 완전 점령하는 계획을 승인하면서 2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날 밤부터 이어진 철야 안보 내각 회의에서 가자지구 북부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계획이 통과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제안한 것으로, 당초 가자지구 전역을 점령하는 구상보다는 축소된 것이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안보 내각이 승인한 계획에 따라 가자시티 주민들을 남쪽으로 대피시키고, 가자시티를 포위한 후 지상 작전을 확대해 잔존하는 하마스 대원들을 제거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75%를 통제하고 있지만, 자국민 인질 대부분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자시티와 일부 난민 캠프로의 진입은 피해왔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자시티를 손에 넣는 대로 병력을 남은 미점령 지역으로 진격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작전이 사실상 가자지구 전면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는 전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장악에 대해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자를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아랍군에 통제권을 넘길 것”이라고 했지만 ‘아랍군’에 참여할 국가 등 세부적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변수는 이스라엘군 수뇌부의 반발이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안보 내각 회의에서 이번 계획이 “함정이 될 수 있다”며 “인질들이 위험에 처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들도 인도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초기 격전만 5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네타냐후와 다수 장관들이 “하마스 격멸과 인질 구출이 우리 목표”라며 이를 기각했다고 한다.
확전에 반대하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7일 최대 도시 텔아비브 시내에서는 수천 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전쟁 종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질 가족들도 “가자 시티 점령 작전은 생존 인질 20명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채널12가 최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4%가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와 전쟁 종식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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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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