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활용해 원하는 기도문 순식간에 작성 가능
교회 안에서 AI 관심 폭발적 증가..고민도 깊어져
기도문 작성 도움은 받더라도 주체성 잃으면 안돼
"유창함보다 투박하지만 진심 담은 기도 고민해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교회와 성도들의 일상에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CBS는 AI 시대에 교회가 마주하게 될 10가지 질문과 이에 대한 신학적, 실천적 해답을 모색해보는 기획보도 'AI 시대, 교회에 묻다'를 통해 미래 교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늘은 첫번째 순서로 "AI가 작성해 준 기도문, 진정한 기도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본다.
| ▶ AI 시대, 교회에 묻다 - 기술과 신앙의 조화, 그 해답은? |
| ① "AI가 작성해 준 기도문, 진정한 기도일까?" (계속) |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도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는데요, AI와 관련한 신앙적인 궁금증도 늘고 있습니다.
CBS는 AI 시대에 교회가 마주하게 될 여러 가지 질문과 해답을 모색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AI가 작성해 준 기도문이 진정한 기도인지 짚어봤습니다.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입력창에 작성하고 싶은 기도문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적어 넣습니다.
[박봉환 전도사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AI 담당]
"시간은 5분 정도 되고 톤은 50대 초반 장로가 부드럽지만 무게감 있는 어휘를 사용해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오늘의 주제 말씀인 사랑의 단어를 사용해서…."
잠시 후,
지정한 분량만큼 원하는 말투로 기도문이 순식간에 작성됩니다.
이렇게 손쉽게 작성된 기도문은 오타나 비문도 없이 너무나 정교해서 인간과 AI 중 누가 작성했는지 구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박봉환 전도사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AI 담당]
"아까 더위에 힘들어하는 분들, 그 정도만 생각하고 '아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하지'라고 했는데 그걸 너무 상세하고 따뜻하게 표현을 해준 것 같아요. 제가 평신도로 앉아 있었으면 AI가 써준 줄 몰랐을 겁니다."
AI가 일상에 깊이 스며들면서 교회 안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를 업무와 일상에 활용하는 것과 달리 신앙 생활에 활용하는 것은 갈등과 고민을 낳기도 합니다.
[한문덕 담임목사 / 서울 향린교회]
"세상은 결국 발전해나가는데 그걸 안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을 사용할 때 어떻게 적절하게 사용할 것이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제일 고민이 많은게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AI가 다 해준 것을 그대로 가져와서 마치 내가 한 것처럼 쓰는 것은 그것은 다른 사람 책 베끼는 것과 똑같으니까."
[신연식 목사 / 서울제일교회]
"미디어를 많이 접하고 영상이나 정보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안의 깊은 영성을 스스로 통제하면서 훈련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살갑게 목회를 대면하면서 직접적인 만남이나 인간의 끈끈한 관계 속에서 목회를 하고자 하는 분들은 제가 보기에는 굳이 이것(AI)이 필요할까라며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일반 성도들도 기도문이나 간증문을 작성하면서 AI를 사용하는 일이 점차 흔해지고 있습니다.
AI 기술 활용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되었지만 신앙생활에 어떻게 활용하지 몰라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교계 디지털 전문가나 신학자들은 기도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진정한 기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AI는 단지 보조적인 수단이어야지 기도문 작성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조성실 장신대 객원교수 /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던가 잘못된 표현들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 것을 인공지능에게 교정해달라고 한다면, 또 조금 더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써서 예장통합 교단 안에서 교리에 맞는 기도문인지 확인해달라고 한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풍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I가 대신 써준 기도문을 그대로 선포하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나의 고백'이라는 기도의 본질을 망각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성실 장신대 객원교수 /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
"한결같이 나오는 대답 중의 하나가 내가 쓴 것 같지 않다는 거예요. 그랬을 때 예배 중에 내가 기도자로서 나의 고백이 될 수 있는가, 또는 공동의 고백이 될 수 있는가. 그런 척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내 자신이 그 기도문을 가지고 힘 있게 선포하거나 그 기도문을 나의 고백으로 올려드리는 작업에서는 힘을 잃는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AI가 쓴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기도문보다 투박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담아 직접 쓴 기도문이 더 본질적인 기도에 부합하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손화철 교수 /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장]
"어떤 분이 공예배에서 좀 유창하게 기도를 하기 위해서 AI로 기도문을 만든 경우와 자기가 좀 고민하면서 좀 투박하지만 자기 글로 쓴 기도문을 작성해서 기도하는 것 사이에 저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를 올려야 되는 건데, 왜 굳이 AI로 기도문을 만들까? 그것부터 다시 생각해 볼 일이죠."
[BGM]
AI가 기도문을 대신 써주는 시대.
기술 발전이 주는 편리함 속에서도 하나님과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자기만의 성찰과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정용현 정선택] [영상 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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