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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으로 가겠다"…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 판문점행 제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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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대교 남단 검문소서 사전 허가 없어 軍 제지

    인공기 펼쳐 보이며 북한 가겠단 의지 굽히지 않아

    "전향서 쓰지 않았단 이유로 온갖 수모와 고문당해"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95)씨가 20일 오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판문점행을 시도했지만 군 당국에 의해 제지됐다.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은 이날 오전 10시께 임진강역에서 안씨 송환 관련 집회를 연 뒤 통일대교 남단까지 행진했다. 고령인 안씨는 건강 문제로 차량에 탑승해 대열과 함께 이동해 통일대교 남단에 도착했다.

    안씨는 차량에서 내려 통일대교 진입을 시도했지만 남단 검문소에서 사전 허가 없이 진입했다는 이유로 군 당국의 경고와 제지를 받았다.

    통일대교부터는 민간인통제선이어서 군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통과할 수 있다. 특히 판문점 등 비무장지대(DMZ)는 유엔군사령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무단 진입 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에 안씨는 인공기를 들고 다시 돌아왔고 건강 악화 이유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데일리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북한 송환을 요구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씨(가운데)가 인공기를 펼쳐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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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집회에서 안 씨는 “전향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온갖 수모와 고문, 폭력으로 치욕과 고통의 나날을 견뎌야 했다”면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미국의 수모와 고통을 당하다가, 죽어서까지 이곳에 묻히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 공동단장인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목사는 “안 선생이 출소 후 오고 갈 데가 없어 민통선 인근에서 거주하며 약 10년 동안 미군 철수 운동을 해왔다”면서 “포로는 언제든 자신의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인천 강화도 출신으로 6·25전쟁 때 북한군에 입대한 뒤 1953년 4월 체포돼 국방경비법(이적죄)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42년간 복역한 후 1995년 출소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가 2000년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해 9월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지만 당시 안씨는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잔류했다.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은 2000년 1차 송환 이후 25년간 없었다. 안씨를 포함한 비전향 장기수 6명으로부터 북송 요청을 받은 통일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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