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대 코앞
환율 오르면 원가부담 늘어
우크라 종전으로 유가 변동성도↑
정제마진 하락 압박할지 관심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00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은 1398.4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는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수치다.
캐나다 엘버타주 캘러리 인근 유전에서 오일 펌프 잭이 원유를 펌핑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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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까지 오르며 정유사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유 수입 대금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특성상 환율 상승은 곧바로 제조원가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데,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정유업계는 연간 약 1000억원의 환차손을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앞으로 강달러 현상이 다시 나타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유가 흐름 역시 정유업계의 고민을 깊게 한다. 최근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종전 기대감 등으로 하락세가 예상된다. 겉보기에는 원유 구매 부담이 줄어드는 호재 같지만, 정유업계에는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고평가손실이란 재고자산의 시가가 매입 시점 가격을 밑돌 경우 이 차액을 회계상 손실로 인식하는 것이다.
게다가 유가가 떨어지면 정제마진 또한 하락 압박을 받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유가와 정제마진 둘 사이의 뚜렷한 연동성은 없지만,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나는 현 시점에서는 정제마진 또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정유사들의 핵심 이익 지표로 여겨진다. 보통 배럴당 4~5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을 손익 분기점으로 업계서는 보고 있다.
산유국들이 대규모 증산에 합의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원유 생산량을 54만7000배럴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에는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형 정유사들은 환율과 유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헤지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석유화학·친환경 에너지 등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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